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고혈압 환자가 노인이 디클로페낙 성분이 든 의약품을 복용하면 뇌졸중·심근경색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일 의약품 부작용 정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청구 자료를 활용한 약물과 부작용 인과관계 분석 사례를 공개했다.
식약처 분석 결과 '디클로페낙' 성분 의약품을 복용한 당뇨병·고혈압 환자는 뇌졸중·심근경색·협심증 등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약 3배 높아졌다. 노인 환자의 경우 위험이 약 4배까지 올라갔다.
디클로페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로 류마티스성 관절염이나 근육통, 두통, 수술 후 동통 등을 완화하는 데 쓰인다. 이 성분이 든 의약품으론 '디클로페낙 나트륨주사'(셀트리온제약), '디클로페낙 서방정'(한림제약) 등이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디클로페낙의 안전성 문제가 계속해서 나왔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13년 울혈성 심부전·허혈성 심장병 등 심혈관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디클로페낙 성분이 든 의약품의 사용을 금지했다. 캐나다 연방보건부(HC)는 2014년 이 성분 의약품의 하루 최대권장량을 150㎎에서 100㎎로 줄일 것을 권고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심장마비 위험을 높인다는 기존 경고를 더 강화했다.
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은 심혈관 질환 발생과 관련이 없었다. 이 성분은 18세 미만 ADHD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왔다.
식약처는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지 않은 ADHD 환자군의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1'로 보고 처방 환자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발생 위험도가 '0.96'으로 오히려 낮았다. 또 당뇨병이 있는 ADHD 환자 중 메틸페니데이트 처방군은 '0.19'로 더 낮게 나타났다.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진 '피오글리타존' 역시 약물 사용과 질병 발생에 큰 관계가 없었다.
다른 당뇨약인 설포닐우레아계 방광암 발생 위험도를 '1'로 했을 때 피오글리타존 사용군의 위험도는 '1.23'으로 약간 높은 정도였다.
다만 인슐린 사용 경험이 있는 환자는 설포닐우레계 사용군에 비해 방광암이 발병할 가능성이 약 3배나 높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는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중대한 이상사례가 반복 보고되는 약물을 중심으로 의약품 사용과 부작용 인과관계를 분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