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전선은 16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며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일본에서 공급받는 부품이 강진으로 차질을 빚을 경우 전체 생산라인도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
벌써부터 자동차 업계는 일본 강진으로 부품이 제때 조달이 어려워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조미·김 등 농수산물 역시 일본의 소비부진으로 수출길이 막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 일본 강진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판단이지만, 수출 부진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과 교역은 꾸준하다. 특히 기계, 자동차 등 완성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핵심부품 업체들은 대부분 일본 기업이다. 규수 강진으로 완성제품의 핵심 부품이 제때 조달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요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변속기 회사 아이신 구마모토 공장 가동이 멈춰 서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부품공급에 변수가 생겼다. 자동차 업계 특성상 두 달 정도 수량을 미리 확보했기 때문에 당장 영향은 없지만 이후 조달이 문제다.
최근 시장 규모를 확대 중인 농수산물도 역풍을 맞을 위기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의 수출액을 올린 조미 김은 규슈 강진의 유탄을 맞을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일본내 소비부진이 이어지면 조미·김 소비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본 강진으로 우리 수출전선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대일본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부품 수입 물량도 어느 정도 확보해놨다는 것이다.
다만 지진 수습이 장기화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당장 수출전선 뿐만 아니라 일본경제 전체가 침체될 경우 한국경제도 동반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부분을 경계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이 다양한 경로의 부품회사와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일본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지진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향후 일본경제가 빠르게 침체되면서 우리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본의 경제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필요에 따라 수출전선도 다양한 경로로 살피겠다”며 “일본 수출업체들의 피해상황도 수시로 파악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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