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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비대위 구성 '삐걱'…원유철 "자리 연연 안 해, 곤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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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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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철-혁신모임, '비대위원장은'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황영철, 김영우, 하태경, 오신환 의원 등 '새누리 혁신모임' 소속 의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6.4.19 scoop@yna.co.kr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공천 갈등' 등으로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에서 또 다시 내홍이 시작되고 있다. 이번에는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안은 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도하게 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불씨가 됐다.

원 원내대표는 자신이 책임감에 의해 비대위원장직을 맡는 것이며, 차기 원내대표에게 절차상 하자 없이 권한을 넘겨주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반대하는 여론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최근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당의 분열과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이 비상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빠른 시간 내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이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원내대표 선출은 5월 초순경 이뤄질 전망이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면서 당 지도부를 꾸리는 전당대회가 7월에서 5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 수행 여부를 놓고 당내 갈등이 다시 시작됐다. 

당 지도부로서 총선 참패의 책임론은 차치하더라도,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그 기간은 2주가 채 못 된다. 전국위에서 원 원내대표가 위원장으로 임명되더라도 비대위원을 구성하려면 또 다시 전국위를 소집해 의결을 받아야 한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학재 의원과 황영철 의원, 김영우, 오신환, 하태경 의원 등 당내 초·재선 의원들은 가칭 '새누리당 혁신모임'을 꾸려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직 수행을 반대하고 나섰다. 당초 전당대회 전까지 비대위를 맡을 예정이었던 원 원내대표가 이날 차기 원내대표에게 직을 이양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이들의 반대를 감안한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혁신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황 의원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관리형' 비대위를 이끈다는 것은 당 대표 직무 권한대행 정도면 충분하다"면서 "잠깐 사이에 비대위원장이란 직책을 수행하기 위해 전국위를 두 번이나 열면서 번거롭게 해야 하는 건지, 또 사퇴하는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을 구성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당 중앙위원회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당 지도부 인사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및 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개혁적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요구도 덧붙였다. 

혁신모임은 이날 오후 원 원내대표를 만나 면담을 통해 22일로 예정돼 있던 전국위원회 소집을 취소하고, 당선자 총회의 조속한 소집 등을 요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들의 요구를 일견 수용해 오는 26일 '당선자 워크숍'을 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대위원장직 수행과 관련해 그는 "전국위는 내가 소집한 적이 없다"면서 "차기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기로 했는데 절차상 그 과정에서 하자가 없이 하기 위해 여러가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자리에 연연해 하는 것처럼 비춰진다'는 지적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나는 처음부터 그만둔다고 했던 사람인데 책임감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난 오늘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은 사람이다, 솔직히 말해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비대위원장이 무슨 대단한 벼슬이라고, 내가 얼마나 곤혹스럽겠나"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처음부터 (최고위원들) 다 사표 내지 말고 차기 원내대표 뽑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끝냈어야 했다"면서 "나도 (사표를) 내고 싶었지만 원내대표까지 내면 안 된다, 비대위원장을 맡아라고 해서 내가 지금 십자가를 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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