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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지역주의에 갇힌 문재인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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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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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대중 전 대통령 삼남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이 19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김대중과 노무현은 하나입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2016.4.19 [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20대 총선과 함께 시작된 19대 대선 레이스에서 단연 주목받는 인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다. 

문 전 대표는 당의 수도권 압승과 영남 선전에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호남 참패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받고 있다. 당으로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문 전 대표를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반문(반문재인) 정서 진원지인 광주를 찾아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국립 5ㆍ18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었고, 충장로 한복판에선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당은 호남 28석 중 단 3석만을 차지하며 국민의당에 호남 기반을 내줬다.

여기에 '거짓말' 논란까지 덮쳤다. 문 전 대표가 총선 직후에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해 말바꾸기 논란에 휘말린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호남 패배 결과에도 문 전 대표가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에 "호남 민심이 호남에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가 호남에 가서 최소 6개월 정도 머무르며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의 반문 정서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한 호남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호남에선 문 전 대표가 무슨 일을 하든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더민주의 한 호남 의원은 "정치는 생물"이라며 "호남민이 문 전 대표에게 가졌던 인식을 바꿔나가려는 노력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해 나간다면, 머지 않은 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앞으로 '영남 출신 야당 후보'로서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하고, 동시에 '친노(친노무현)·영남 패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모든 것이 실체가 모호하다. 문제는 문 전 대표가 지역주의에 갇힌 모습으론 호남의 지지를 받을 수도 없고, 지역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서도 호남의 민심을 다독일 수 없다는 점이다. 문 전 대표가 이 딜레마를 극복하고 호남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어쩌면 마지막 선택이 될 수 있는 문 전 대표의 다음 수에 정치판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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