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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칼럼]공정한 인사평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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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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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

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 = 유방과 항우의 싸움은 결국 항우의 패배로 끝난다. 개인의 무술 수준으로만 본다면 승부가 되지 않는 둘이었다. 그러나 조직관리에서의 차이가 운명을 바꿨다. 전쟁은 혼자 하지 않고 조직으로 하는 것이다. 조직관리의 핵심은 논공행상 즉, 공정한 평가와 결과에 따른 보상이다.

항우는 전투에서의 공을 부하에게 돌리지 않고 본인의 업적으로 인식했다. 따라서 부하들에게 보상을 덜 한 것처럼 보였다.

반면 유방은 뛰어난 실력이 있는 부하 장수의 공을 정확히 인정했고 보상했다. 이런 평가와 보상을 일관되게 하는 것이 부하 장수들을 움직였을 것이다.

그 결과 개인은 탁월했으나 조직관리에서 밀린 항우를 누르고, 유방은 천하를 얻었다.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그 기준을 달성할 경우 의미있는 수준의 보상을 하는 것이 공정한 인사의 핵심이다.

인사평가는 대개 만족하는 사람과 불만을 갖는 사람을 발생시킨다. 평가결과가 다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피자를 나누어 먹을 때는 조각 크기가 비슷해 나누기가 용이하고 크기도 비교적 일정해 불만이 없다.

그런데 피자가 아닌 단팥빵 하나를 둘로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두 아이를 고루 만족시킬 수 있을까? 가위 바위 보로 순서를 정해 진 사람은 빵을 나누게 하고, 이긴 사람이 먼저 원하는 빵 조각을 고르게 하면 된다. 절차가 합의되고 결과도 예측이 되면 안 좋은 결과에도 기꺼이 따르는 것이다.

빵을 나누는 것은 쉬우나 조직 관리에서는 평가가 녹록한 것은 아니다. 평가 기준을 합의하고 측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 속의 개인마다 하는 일과 결과가 다르고, 능력에 대한 평가도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축구와 야구를 보면 알 수 있다. 축구는 한명이 퇴장 당해 10명이 뛰기도 하고, 위치도 고정돼 있지 않다. 반면에 야구는 위치가 정해져 있다. 축구는 집합적으로 움직이고, 결과는 팀의 득점과 방어로 나타난다. 야구는 개인별로 결과를 평가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축구는 상대팀에 따라, 감독과 상황에 따라 모든 선수들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골을 넣은 선수가 중요하겠지만, 도와주는 선수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야구는 개인별로 수비 범위와 타율이 명확해 결과 측정이 용이하다. 한국 기업의 조직은 야구형 조직도 있으나 대부분 축구형 조직이 많다. 따라서 전체 조직의 성과는 측정이 비교적 용이하나 개인의 업적과 역량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다.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에 무임승차를 하는 직원이 있습니까?”라고 물은 결과 70% 가까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 폐해로 직원의 사기 저하와 조직성과 하락이 발생한다고 응답했다. 

“나는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와 “우리 회사에는 쓸 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보통 전자에 대한 긍정적 응답은 80%에 가깝고 후자에 대한 대답은 20% 내외로 나타난다.

인사평가가 공정하다고 인식되지 않는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에 대한 관대함과 타인의 성취에 대한 폄하 경향이 구성원의 마음에 깔려 있다. 평가자의 애매한 소통방식은 이런 오해를 강화시킨다. 기준과 결과에 대한 구성원의 동의를 얻기 위한 부단한 소통만이 오해를 줄인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축구를 한다면 야구가 아닌 축구에 맞는 평가 기준을 설정하고, 빵을 나누듯 절차를 관리하고,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소통하고 보상하는 것이다. 항우가 아닌 유방이 돼야 조직이 성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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