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0곳 중 1곳, 이자도 못내는 ‘좀비기업’…건설부문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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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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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스코어, 380개 기업 조사 결과 발표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정부가 한계기업 구조조정 의지를 강하게 밝힌 가운데 국내 500대 기업에 속하는 상장사 380개 기업 중 8.7%가 3년째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몰린 업체까지 포함한 비율은 11.3%에 달했다. 좀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데도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파산하지 않고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기업을 말한다. 상장사 10곳 중 1곳 꼴이었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금융사와 2015년 사업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을 제외한 380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이 33개사(8.7%)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기업은 이자 비용 감소에도 영업 손실 폭이 커지면서 이자보상배율이 악화하고 있어 재무 개선이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1보다 작을 경우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이 통상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 3년 연속 1 미만이면 좀비 기업으로 간주한다. 기업이 영업손실을 내면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로 나타난다.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돈 잠재적 좀비기업은 10개사였다.

조사 결과 33개 좀비 기업의 2015년 영업손실은 총 5조1146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당 평균 15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셈이다.

이들 33개 기업은 전년보다 이자비용이 줄었음에도 영업손실이 커지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되레 악화했다. 33개 기업의 2015년 이자비용은 2조934억원으로 전년(3조841억원)보다 1807억원(5.9%) 감소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2014년(3조8027억원)보다 1조3119억원(34.4%)이나 늘었다.

33개 좀비 기업을 업종별로 따져보면 건설 및 건자재 관련 기업이 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화학과 조선·기계·설비업종 기업이 각각 6곳으로 뒤를 이었다. 운송업체 3곳과 전기·전자, 철강업체 각 2곳이 좀비기업 상태에 해당했다.

이밖에 종합상사와 생활용품, 식음료, 에너지, 자동차·부품 업체 중에서도 각 1개 기업씩 좀비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중 구조조정이 시급한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3개사, 부분자본잠식 기업은 10개사였다. 12개 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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