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악마의 재능'이 돌아왔다. 탁재훈이 '라디오스타'에서 죽지 않은 예능감을 뽐냈다. 3년여의 지상파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자연스러운 복귀였다.
탁재훈은 20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지난 2013년 불법 온라인 도박 혐의를 받은 이후 자숙 시간을 가진 뒤 약 3년 만에 출연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이었다.
조심스레 스튜디오에 등장한 그는 "물의를 빚어서 정말 죄송하고 많이 반성하고 다시 나왔다. 탁재훈이다"고 인사를 했다. 이후에도 그는 수차례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으로서 자신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대중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것.
하지만 사과도 탁재훈이 하면 달랐다. 그는 B.A.P 힘찬이 과거 클럽에서 유행했던 호루라기 댄스를 추며 스튜디오 분위기를 달구자 MC들의 요청에 앞으로 나섰다.
처음 '사죄 댄스'를 춰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땐 난감한 기색을 보였지만 노래가 시작되자 탁재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분위기를 이끌었다. 능수능란하게 리듬을 타며 중간중간 사과 멘트까지 넣는 탁재훈을 보며 MC 김국진은 "역시 탁재훈"이라며 감탄했다
탁재훈은 이날 방송 초반 "오늘은 웃기지 않겠다. 아직 시청자들이 허락해주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억지로 웃기려고 행동하는 것보다 은근한 입담이 더 웃겼다.
이혼 등의 가정사과 과거 지각 스토리 등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했고 사과할 부분에 대해선 사과했다. '신정환과 재결합하라'는 MC들의 짓궂은 말에 "(신정환은) 여자보다 더한 놈"이라는 재치 있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김구라는 기회주의자가 아니다. 기회를 그렇게 줬는데도 못 웃기질 않느냐"는 '센 멘트'들도 틈틈이 날렸다.
신정환, 이혼, 도박 등 예민한 이야기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고백하고 사과하면서도 MC들의 짓궂은 요청에 예능감까지 뽐낸 탁재훈은 왜 그가 '악마의 예능인'이라 불리는지 입증했다. 그야말로 온몸으로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린 복귀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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