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UHD(초고화질) 방송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한국의 UHD 기술이 전 세계 방송업계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이 마련 중인 UHD 국제표준 규격인 'ATSC 3.0' 시범 테스트에 국내 방송장비가 사용되는 등 향후 세계 UHD 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방송장비 국제전시회인 'NAB(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2016'이 21일 폐막했다. 행사 기간 동안 삼성전자, LG전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12개 국내 업체와 기관은 UHD 핵심기술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와 미국 방송사가 체결한 업무협약(MOU)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이 협약은 국내 방송장비업계와 미국 방송사업자가 처음으로 맺은 협약으로, 미국내 'ATSC 3.0' 테스트시 국내 방송장비의 우선 사용과 홍보, 'ATSC 3.0' 기반 서비스 모델의 국제 표준화 공동 대응, 국산 장비 검증시 미 방송사의 테스트베드 제공 등이 주요 골자다.
'ATSC 3.0'은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UHD 영상의 전송 효율을 높이고,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UHD 표준 규격으로, 국내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가 도입을 검토하는 기술이다.
이번 협약에 대해 국내 방송장비 업체들은 "국산 방송장비가 미국 방송국에서 실제로 사용된다면 해당 기업의 인지도와 제품 신뢰도가 높아져 향후 세계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부 관계자도 "UHD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데 있어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행사기간 동안 UHD 해상도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인코딩해 송출하고, 슈퍼초고화질(SUHD)TV를 통해 수신하는 방송 송수신 전 과정을 'ATSC 3.0' 기반으로 시연해 주목 받았으며, 스포츠 경기 등 시간차가 없는 실기산 생중계 기술인 'MMT' 기술을 선보였다.
LG전자는 'ATSC 3.0' 기반 방송 송수신 시연은 물론, 'ATSC 3.0' 수시칩을 내장한 TV도 공개했다. 이 TV로 별도 셋톱박스 없이 UHD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ETRI가 선보인 두 개이상의 방송신호를 서로 다른 계층으로 나눠 전송하는 'ATSC 3.0 LDM' 방송시스템 기술은 상황에 따라 이동중에 HD(고화질) 방송과 UHD 방송을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다. 또 UHD로 야구중계를 보다가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가 중단되면 인터넷망으로 옮겨 UHD로 볼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송 시스템도 시연했다.
행사에 참가한 최재유 미래부 차관은 “이번 NAB 행사를 통해 국내 UHD 정책과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UHD 방송 강국으로 도약함과 동시에 국산장비의 북미시장 진출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 기회를 잘 살려 UHD 방송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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