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녹지그룹 ‘제주 영리병원’ 사업 또 흔들?…이달 착공에도 최종허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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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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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3 총선서 영리병원 설립 반대하는 야당 의원 당선…시민·의료업계 반발 커

중국 최대 국영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이 100% 투자해 제주 서귀포시에 짓는 '녹지국제병원' 투시도 [사진=녹지그룹 제공]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국내 첫 외국계 영리병원인 제주 서귀포 ‘녹지국제병원’ 사업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결과, 영리병원 설립에 반대 의사를 밝힌 야당 의원들이 모두 당선되면서 내년 초 최종 개원 허가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보건복지부가 제1호 외국계 영리병원으로 승인한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최대 국영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이 100% 투자한 사업이다.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2만8163㎡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47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제주도를 관광하는 중국인을 주된 대상으로 피부관리와 미용성형, 건강검진 등을 시술하며, 투입되는 총 사업비는 778억원이다.

오는 2017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이달 초 이미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최종 개원 허가 여부는 안갯속이다.

지난 4.13 총선에서 영리병원 설립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성곤(서귀포시), 강창일(제주시갑), 오영훈(제주시을) 등 세 명의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의료단체에서는 벌써부터 “당선인들은 도민들에게 약속한 제주특별법상 영리병원허용조항 삭제 등 영리병원 설립 백지화를 즉각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중국기업의 대대적인 제주 투자확대로 발생하는 부작용 우려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영리병원보다 공공의료를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최근 녹지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의 등기부등본에서 카지노·면세점 사업계획을 명시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결국 녹지그룹의 목표가 카지노와 면세점 사업이 아니냐고 몰아붙이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측은 이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복지부 승인이 떨어진 데다, 착공까지 들어간 상태에서 더 이상의 발목잡기식 논쟁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의료민영화 저지 및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제주특별법상 원희룡 도지사의 최종 허가가 남아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등을 통해 관련 법 폐지와 영리병원 설립 불가 등을 끝까지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한 차례 서울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사업에서 손을 뗀 녹지그룹이 지속되는 반대에 부딪칠 경우, 인천시가 강화도 남단에 조성을 추진 중인 ‘메디시티’ 등으로 사업지를 선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녹지그룹은 서울시와 DMC랜드마크 부지를 놓고 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투자의향서(LOI)까지 체결했으나, 서울시가 카지노와 주거시설 등에 제한을 두자 올 초 입찰에 불참하며 투자계획을 완전히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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