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은 우리 당에서" 여야, 신경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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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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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첫 회동에서 정 의장의 제안으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 표, 정의화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의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대해 여야가 벌써부터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관례상 국회의장은 '여당'에서 나왔지만 '여소야대' 형국에서 제1당이 된 야당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3당에서도 부의장직을 기대하는 눈치여서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된 모양새다.

21일 국회법에 따르면 총선 직후 국회의장 및 부의장은 차기 국회 개원 후 첫 집회일에 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구성한다. 20대 총선의 첫 본회의는 6월 7일 열린다.

의장 및 부의장으로 선출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의 표를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통상 국회의장은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해왔던 여당에서 나왔다. 하지만 거대 야당이 국회에 입성하게 된 20대 국회에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123석)은 의석 수가 더 많은 제1당에서 의장을 배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새누리당(122석)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탈당파들을 수용해 원내 제1당 입지를 회복할 심산이지만,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캐스팅 보트를 쥔 3당 국민의당(38석)은 어느 편이 자당에 유리할 지 분주히 계산중이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직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에도 야당인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제 1당이 됐고, 여당인 민주당은 무소속을 영입해 119석, 3당인 자민련은 17석이었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로 결국 국회의장은 이만섭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고, 부의장은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1석씩 가져갔다. 한나라당이 밀었던 서청원 의원은 의석 중 한 표가 모자란 132표를 얻었고, 야권 표를 모두 합쳐 140표를 획득한 이 의원에게 의장직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국민의당이 부의장직 한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데 야권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민주에선 이미 후보군이 형성되고 있다. 19대 국회 부의장직을 역임했던 이석현 의원을 비롯해 문희상, 정세균 의원 등이 국회의장 도전의사를 밝힌 상태다. 모두 6선이다. 최근 복당을 신청한 7선의 무소속 이해찬 의원 역시 물망에 오른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에 국민들께서 드신 회초리 중 가장 무서운 것이 현 정부의 독재를 견제하는 회초리를 내려치신 것"이라며 "총선 민의에 따라서 국회의장을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함께 논의해 어떤 분을 선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제가 어느 당이 국회의장이 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없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민심이 나타난다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선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캐스팅보트로서의 지위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원유철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집권당에서 국회의장을 하는 게 좋겠다"면서 "최다선 의원인 서청원 의원(8선)께서 하시는 게 상식적으로 맞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국회에서 기자들과의 티타임을 통해 "국회의장도 새누리당이 맡는 것이 국민의당으로선 국회 내 입지가 좀더 넓어질 수 있다"면서 "여당이 (의장을) 하게 되면 두 야당에 어차피 협력을 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점을 잘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현재 키는 국민의 당이 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의당과 좀더 긴밀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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