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홈런 금지령’ 어겨도 웃는 ‘양상문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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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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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루이스 히메네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잠실에서 홈런 많이 치지 말라고 했는데….”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을 탓했다. 전날(20일) NC전에서 루이스 히메네스와 오지환의 홈런이 나온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LG는 이날 NC전에서 홈런 3개를 터뜨렸다. 지명타자로 나선 서상우의 홈런을 시작으로 히메네스가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특히 히메네스는 시즌 7·8호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LG는 이날 홈런 3개를 추가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LG이기 때문에 놀라운 결과다.

광활한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LG의 해묵은 과제는 결정적 한 방이 없는 홈런에 대한 갈증이었다. LG는 지난 2014년 홈런 90개, 2015년 홈런 114개로 최근 2년간 팀 홈런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수년간 하위권을 맴돌았다.

양상문 감독이 LG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거포를 포기하고 젊고 빠르게 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이 때문에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잠실 홈런 금지령’을 내렸다. 양 감독은 “잠실에서 홈런을 많이 치지 말라고 했는데 자꾸 나오네”라며 푸념했다.

문제는 양 감독의 표정이 절대 싫지 않다는 것. 양 감독의 속내는 따로 있었다. 양 감독은 “잠실에서 홈런에 대한 부담을 갖다보니 스윙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꾸 오버 스윙을 하게 된다”며 “잠실에서는 2루타만 쳐도 된다. 대신 타구장에서 홈런을 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올 시즌 뛰는 야구로 확실히 빨라졌다. 신바람 돌풍을 일으키는 결정적 원동력이다. 그런데 금상첨화로 홈런까지 폭발하고 있다. 히메네스의 현재 페이스라면 LG에서 홈런왕도 꿈꿀 수 있는 분위기다.

양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진짜 속내를 정확히 알아챈 덕에 ‘잠실 홈런 금지령’을 어겨도 마냥 기쁘다. 양 감독은 “아마 선수들이 이렇게 힘을 빼도 홈런이 나온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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