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클릭 한번으로 행복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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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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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니스트(문학박사)

쉐어앤케어의 '꿈을 꾸는 건 멋진 일이라구요' 스토리.[사진=쉐어앤케어 제공]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 이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이 말은 초기 로마시대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 정신에서 비롯됐다. 속된 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라도 경쟁적·헌신적으로 '나눔과 기부'에 동참한다면 우리는 이들을 '아름다운 금수저'라고 칭찬할 것이다.

얼마 전 페이스북(이하 페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berg)는 자신의 딸 '맥스'의 출생을 계기로 "우리는 우리가 사는 오늘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네가 자라기를 바란다"며 52조 원이나 되는 페북 지분을 기부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통큰 기부에 대해 "나를 주지 그랬느냐, 아깝다"고 하지 않고 순수하게 부러워한다면 당신의 마음이 선하다는 증거가 아닐는지. 

돈이 많다면 그만큼 많이 나누고 기부하면 좋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 저임금 고노동의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자녀들을 키우며 가끔 외식도 하고 여행도 하려고 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게 바로 '돈'이다. 나눔과 기부는 '습관'이다. 지금 바로, 당장 여기에서 부족하더라도 또 부담스럽더라도 십시일반 정성을 다해 내는 돈이 귀한 법이다. 하지만 선뜻 그런 길에 들어서기가 어렵다. 그래서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가 보다. 

마음은 있는데 선뜻 기부에 나서지 못 하는 이들을 위한 좋은 뉴스가 있다. 페북에 기반한 모바일(PC도 가능) 공유 플랫폼 '쉐어앤케어'(shareNcare)가 바로 그것이다. 이 플랫폼(sharencare.me)은 기업의 기부금을 페북 이벤트를 통해 일반 사용자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형태를 취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효과적으로 높이고 페북 이용자들은 클릭 한 번으로 기부에 동참하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쉐어앤케어의 '우린 너무 쉽게 잊어버립니다' 스토리.[사진=쉐어앤케어 제공]


기부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쉐어앤케어에 진행 중인 몇 개의 이벤트 가운데 하나 또는 모두를 보고 그냥 '공유하기'만 누르면 된다. 그러면 그 이벤트에 소개된 이웃을 후원하는 기업이 공유가 될 때마다 여러분의 이름으로 1000원을 대신 기부해준다. 또한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이 '좋아요'를 누르면 클릭 한 번당 200원씩 기부된다. 작은 수고를 들여 어려운 이웃을 돕는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이 플랫폼에 소개된 스토리(사연)는 67개다. '이들도 정신장애인이었습니다'(67번째 스토리: 200만 원 목표) '어렵다는 것이 불가능은 아닙니다'(66번째 스토리: 200만 원 목표) '꿈을 꾸는 건 멋진 일이라구요'(65번째 스토리: 500만 원 목표) '초록색병실을 선물해주세요'(64번째 스토리: 500만 원 목표) '우린 너무 쉽게 잊어버립니다'(63번째 스토리: 500만 원 목표) 등이 '후원 성공'을 향해서 기부되고 있다.
 

쉐어앤케어의 '기부왕'들.[사진=쉐어앤케어 누리집 캡처]


혹자는 이런 방식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겠느냐고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달의 '기부왕' 리스트를 보면 그리 작은 돈이 아니다. 지난 22일 새벽 기준으로 '토스트와 주먹밥과 행복놀이터'의 최정원(194만 원), '한창테크노' 지영숙 대표(101만5600원), '러번다이나믹스' 한덕택 연구위원(95만4600원) 등 절대 적은 돈이라고 할 수 없는 기부금이 십시일반으로 쌓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기 돈 안 내는 기부'라며 애써 폄훼하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은 돈으로 환산되며, 페친이 많은 이들은 더 많이 기부할 수도 있다. 결국 "인맥이 돈으로 환산된 것 아닌가"라고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단 한 사람이라도 그런 방식을 통해 덜 불행해질 수 있다면 맑고 밝은 사회는 성큼 다가온다.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북과 결합한 '쉬운 기부' 방식이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 확산에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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