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한 번 하는 법 없고, 정직한 방법으로 해결을 원하는 그는 아마 슈퍼히어로 중 가장 반듯하고 착실한 남자일 것이다. 이처럼 ‘선비 정신’이 돋보이는 탓에 일각에서는 고구마 답답이(고구마를 먹은 듯 속 답답한 상황을 표현하는 네티즌들의 신조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그만큼 올곧고 자신의 신념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왔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캡틴.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힘을 합쳐 전 세계를 구했던 어벤져스 멤버들이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놓고 대립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윈터 솔져와 아이언맨을 두고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이에 캡틴 아메리카 역을 연기한 크리스 에반스는 “이 영화를 다이나믹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 관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선과 악의 대결보다는 친구와 가족, 서로의 다른 입장차이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 자체가 더 상처인 것 같다. 결국 이 싸움은 친구와 가족만이 아니라 기존 삶과 새로운 삶의 갈등과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장기를 함께 보낸 버키(세바스찬 스탠)과 현재를 함께 보낸 아이언맨은 곧 과거와 현실의 대립이라는 것이다.
크리스 에반스는 “캡틴은 버키와의 기억과 삶을 버릴 수 없었던 것 같다. 결국 그를 택하게 되었지만, 함께 싸우는 전우들(팀 캡틴 아메리카) 역시 캡틴에게 새로운 갈등이라 생각한다. 그게 이 작품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단순히 악역과 싸우는 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싸움에서 선택하는 것이 이 영화를 보는 특별한 묘미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갈등의 핵심인 슈퍼히어로 등록에 대해 새로운 답변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바로 “등록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극 중 캡틴 아메리카는 자유롭게 인류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결국 등록제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라며 “슈퍼 히어로가 아무리 세계를 구해도 그런 힘과 능력이 있다면 통제나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 개인이건 단체건 국가, 회사건 간에 잘못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캡틴 아메리카에 꼭 어울리는 크리스 에반스의 반듯한 답변은 기자회견 내내 이어졌다. 그는 어떤 질문에도 진지하고 신중하게 답변했고 짧게 에둘러 말하는 법도 없었다.
“만약 캡틴 팀과 아이언맨 팀이 끝까지 싸움을 지속했다면 어떤 팀이 승리했을 것 같나?”하는 웃음기 어린 질문에도 그는 “당연히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캡틴’다운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비전이 위험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이 있기 때문에 그를 조절할 수 있을 것 같다.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인사부터 마지막 인사말까지 한국 영화 팬들과 한국 영화에 대한 경외심을 표한 그는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영화가 영화산업을 선도하고 선진적이라 생각한다”며 “우리가 미국에서 촬영한 작품에도 관심 가져줘서 고맙다. 감사를 전한다”며 좋은 작품으로 또 한 번 만나기를 전했다.
한편 크리스 에반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세바스찬 스탱, 안소니 마키, 제레미 레너, 엘리자베스 올슨, 스콧 랭, 스칼렛 요한슨, 제임스 로드, 채드윅 보스만, 폴 베타니가 출연하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4월 27일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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