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감독이 지난 3월28일 열린 KBO리그 미디어데이& 팬페스트에서 한 말이다. 이 당시만 해도 넥센이 하위권에 위치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시즌 초반 넥센은 이런 예측을 완전히 깨고 있다.
넥센은 23일 현재 2016 KBO리그에서 9승8패1무로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4위에 위치해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손승락(롯데)의 이적과 한현희, 조상우의 부상으로 투타 핵심이 모두 빠져 나간 상황. 최하위로 꼽힌 이유다.
열정, 팀워크, 젊은 선수들의 성장 등 염경엽 감독이 말한 ‘안 보이는 전력’은 막상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강했다.
투수 쪽은 선발과 불펜 모두 고민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났다.
2013년 송신영(한화) 지석훈(NC)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통해 NC에서 넥센으로 팀을 옮긴 신재영(27)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20⅔이닝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좋다.
22일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낸 박주현(20) 역시 발전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2015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넥센이 2차 3라운드에 지명한 박주현은 신인다운 씩씩한 투구를 한다. 손혁 넥센 투수 코치는 “박주현은 앞으로 실력이 많이 늘 수 있는 선수다”며 칭찬했다.
여기에 김세현이 처음 맡아보는 마무리 투수 역할을 잘 해주면서, 불펜에도 안정감이 생겼다. 김세현은 9경기에 출전해 1승무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마크 중이다.
넥센은 지난 시즌까지 홈런의 팀이었다. 2013 시즌 125개, 2014 시즌 199개, 2015 시즌 203개의 팀 홈런을 쳐내며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박병호, 강정호(피츠버그) 유한준 등이 빠졌고, 고척 스카이돔으로 홈 구장이 바뀐 상황을 염경엽 감독은 정확히 파악했다.
2015 시즌 팀 도루 100개로 전체 8위에 그쳤던 넥센은, 2016 시즌 18경기에서 18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롯데, kt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지난 22일 LG전을 보면 1번 고종욱, 2번 서건창, 7번 김하성, 8번 박정음, 9번 임병욱이 모두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이 선수들의 뛰는 야구는 KBO리그가 처음인 스콧 코프랜드를 흔들리게 충분했다.
염경엽 감독은 “홈런을 많이 치던 때에 비하면 점수를 뽑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도 나름대로 재밌다”며 “도루를 하다 죽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하려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진 것은,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준비가 됐던 넥센의 젊은 선수들이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꽉 잡고 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경험까지 쌓여가고 있다.
2016 시즌 넥센은 최하위 후보가 아닌 전력을 예측할 수 없는 팀이 됐다. 다크호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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