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10년째 '읍소'만 하는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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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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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무릎꿇고 사죄드립니다.", "오로지 대한민국의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용서하시고 도와 주십시오."

낯익은 문장들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무릎을 꿇으며 '읍소'했던 새누리당이 이런 말들을 했었다.

사실 이 문장들은 12년 전인 2004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신문에 냈던 광고 문구다. 당시 대선자금 불법 수수로 '차떼기당'이란 비판을 받자 17대 총선을 앞두고 이런 광고를 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우리나라 '보수 정당'을 표방하는 당은 그대로였다. '잘못했다'며 무릎을 꿇었는데 원내 제1당 자리를 잃었다. 2004년 한나라당의 광고에도 무릎을 꿇은 남자가 등장한다. 그 해 한나라당도 2당으로 전락했다.

20대 총선이 끝났고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17대 때보다 겨우 1석 많은 122석을 얻었다. 그런데 또 다시 내홍의 싹이 트고 있다. 당장 비상대책위원회를 누가 이끌고 구성할 지, 차기 원내대표는 누가 할 지를 놓고 물밑에서 치열한 계산들이 오간다. 

최고위원들이 줄줄이 사퇴하고 비대위원장으로 원유철 원내대표를 세우면서부터 반발이 일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탈당파는 가리지 않겠다는 발표도 선거를 치른 지 하루만에 나왔다. 총선 전 그들의 '읍소'가 '악어의 눈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2004년 한나라당은 100석도 못 얻을 것이란 전망을 깨고 121석을 얻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의 '천막당사' 덕분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당을 이끌고 갈 '구심점'도 보이지 않는다.

읍소는 억울함을 담은 하소연의 표현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국민들의 읍소다. 총선이 끝난 후 부산에서 만난 택시 기사가 말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살려달라고 뽑아놨더니 자기들만 살기 바쁘데. 선거 끝났는데 저러는 거 보소, 딱 꼴도 보기 싫데이." 아직도 새누리당은 '민심'을 읽지 못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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