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고객과 함께 하자던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 결국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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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6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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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명품업계가) 고가 제품에 열광하는 소비자를 찾아 계속 시장을 개척하는 식의 성장은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럭셔리 브랜드는 슈퍼 리치(부유층 고객)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환원과 나눔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고객과 함께 생각하는 브랜드입니다."

수지 멘키스 인터내셔널 보그 에디터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지난주 열린 ‘제2회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CNI) 럭셔리 콘퍼런스’에서 한 얘기다.

패션잡지인 보그·지큐·얼루어 등을 발간하는 미디어 그룹 CNI 주최로 열린 이 행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 콘퍼런스는 명품 및 패션 브랜드 관계자들이 명품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명품업계 인사들만의 사교행사에 가깝다. 참가비도 수십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지난해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현지 중앙언론의 참석이 전혀 없었고, 패션 전문지·잡지에서만 취재를 했다고 한다. 대중성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행사를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거들어 눈길을 끌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환영 리셉션’에 참석해 환영사를, 박원순 서울시장은 콘퍼런스에서 동영상으로 환영사를 했다.

올해 주요 참석자들은 럭셔리 브랜드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로 나아가고, 고객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행사 자체는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번 행사는 진행되는 내내 잡음을 냈다. 방송 및 카메라 기자들의 참석을 막았고, 일부 매체만 취재를 허용하는 등 아마추어 같은 운영으로 논란을 빚었다.

'있는 사람들'만의 잔치가 큰 관심을 끌면서 CNI와 홍보대행사의 역량이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행사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삼성그룹 오너 일가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면서다. 행사 중간에는 주 홍보대행사 외에 다른 업체까지 행사 관련 메일을 보내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이제 변해야 산다'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강조한 명품업계가 더 이상 한국 시장에 콧대를 세우지 말고 조금은 친숙하게 다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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