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은 KBO리그 왼손 투수의 역사가 새로 쓰인 날이다. 좌완 투수 역대 세 번째, 네 번째 100승 투수가 같은날 탄생했다.
김광현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4피안타(2피홈런) 무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10년 만에 100승 고지를 기록했다. 역대 26번째 100승이다.
같은날 장원준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13년 만에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이날 장원준의 100승 경기를 중계한 송진우 해설위원은 25일 “왼손 투수가 잘하면 기분이 더 좋다. 훌륭한 후배들이다”며 두 선수에게 박수를 보냈다.
현역시절 송진우 위원은 KBO리그 672경기에 출전해 3003이닝을 책임지며 210승 153패 10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51을 마크했다. 숫자는 그가 전설적인 투수임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왼손으로 KBO리그 최고가 됐다. 송진우 위원은 “왼손 투수는 오른손과 달리 타자들에게 까다로운 공을 던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드가 빠르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변화구나, 체인지업을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타자의 바깥쪽을 직구 체인지업 등을 던져 잘 승부해야 한다. 장원준은 바깥쪽 체인지업이 좋다”고 설명했다.
송 해설위원에게 영감을 준 투수는 시속 130km 중반 때의 공으로 메이저리그를 주름 잡은 제이미 모이어(은퇴)다. 송진우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경기 나기 전에 모이어 선수의 경기를 한 번도 빼 놓지 않고 봤다. 직구는 시속136~137km이지만 바깥 쪽 구질만 네 가지가 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송진우 해설위원은 3003이닝 투구를 통해 터득한 경험을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풀어놨다. 송 해설위원은 “김광현의 경우 힘 있는 직구를 앞세워 몸 쪽 커브와 슬라이더 등을 잘 던진다. 불리한 카운드에서 바깥쪽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고 바깥쪽 체인지업의 정확도를 가다듬는다면 더 훌륭한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송 위원은 “두 선수 이외에도 양현종(KIA) 유희관(두산) 등 좋은 좌완 투수가 많다. 앞으로는 좌완 100승이 많이 나올 것이다. 이 선수들이 부상 없이 뛰어 내가 갖고 있는 210승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다”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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