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지나가다 보면 대형 옥외 광고판 하나가 눈에 띈다. 삼성, 푸르덴셜, 현대차, 코카콜라 광고와 함께 걸려있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 광고다.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이 대형 LED 전광판을 장기 임대하는데 신화통신은 수천만 달러를 들였다. 미국 뉴욕의 심장부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홍색 통신사’로 불리는 신화통신의 역사는 과거 중국 공산주의 혁명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1년 공산당의 대장정이 시작됐던 장시성 루이진에서 공산당 통신사로 시작해 신 중국 설립 후엔 국가통신사로 발전했다. 당시 마오쩌둥 전 주석은 “지구촌을 관할하라. 전 세계가 우리의 목소리를 듣게 하라”며 신화통신의 글로벌화를 지시했다.
오늘 날 신화통신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로 발을 뻗고 있다. 전 세계 170여 개국에 파견한 취재인력만 500명에 육박하고, 100개가 넘는 해외 분사도 가지고 있다. AP나 로이터 통신 등 서방 외신 구독료의 10분의 1 가격에 뉴스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 원조까지 지원하며 중동·동남아·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지역의 주요 뉴스공급원으로 자리잡았다. ‘신화통신이 없는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화통신이 내는 목소리에 전 세계가 귀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전 세계 180개국의 '2016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중국은 북한(179위)보다 세 계단 높은 176위에 그쳤다. 인터넷엔 국경이 없다지만 중국엔 아직도 ‘인터넷 만리장성’이라는 국경이 존재한다. 과거 뉴스위크는 신화통신을 중국 국내 민감한 뉴스에 대해선 '최고의 사각지대'라고 비꼬기도 했다. 신화통신이 아직 ‘1%’ 부족해 보이는 이유다.
때 마침 신화통신 인터넷판 신화망이 중국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를 통해 모바일 인터넷 사업 등을 보강해 매체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중국의 인터넷 만리장성이 허물어질 때, 중국이 언론 통제의 고삐를 풀 때, 신화통신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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