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일단 합의는 했는데…갈 길은 ‘첩첩산중'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다음달 1일부터 '5만원 이하 카드결제 무서명거래'가 전면 시행되지만 카드사와 밴사, 밴 대리점 등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여론에 밀려 큰 틀에서 합의는 했지만 밴 대리점의 손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담할지를 놓고 여전히 입장차가 크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와 한국신용카드밴협회,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등은 최근 5만원 이하 카드결제에 대해 무서명거래를 시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5월 1일부터 카드고객은 5만원 이하 결제에 대해서는 서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무서명 거래에 따른 부정 사용의 가맹점 책임은 카드사가 부담키로 했다.

문제는 무서명거래에 따른 비용 발생 부분에 대한 각 주체들의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밴 대리점 관계자는 "3자간 의견이 끝내 좁혀지지 않아 금융위에서 일단 카드사와 밴사가 먼저 합의하도록 중재한 것으로 안다"며 "밴 대리점에 지급해야하는 수수료를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현재 카드사와 밴업계는 무서명 거래에 상관없이 밴 대리점의 수수료를 보존해주기로 했다. 현행 매입수수료는 건당 37.5원인데 이를 6원 인하해 양 측이 밴 대리점에 31.5원의을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한 것.

그러나 이 31.5원의 배분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양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정액제·정률제 등 카드사마다 수수료 체계가 달라 적정 비용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미루기 어려워 큰 틀에서 동의는 했는데 원칙적으로 밴 대리점 수수료 문제는 밴사에서 보존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해 아직 결정된 바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