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에서 정상원 부사장은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정 부사장은 "게임시장에서 개발자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오히려 홍보와 마케팅에 올-인하는 모양새다"며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트렌드와 그래픽 등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나 최근에는 마지막 양념과 같은 매출을 끌어올릴 시스템을 먼저 넣으려 해 게임의 특성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게임이 온라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시장의 중심이 바뀌면서 ‘자원 재분배 문제’가 생겨나 게임시장이 다양성이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작자들의 소극적인 태도도 꼬집었다. 정 부사장은 "수수료를 포함해 이익률은 낮아지면서 색다른 도전에 부담될 수밖에 없다. 마치 서부 골드러시 시절, 청바지 회사만 이익을 본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포트폴리오가 너무 비슷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부사장은 "낚시를 하더라도 물고기는 호수 가장자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넓은 호수 한 가운데뿐만 아니라 건너편에 있을 수 있다. 생각의 폭을 넓혀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 시절 전공이 ‘생물학’이었던 만큼 ‘생물학적 관점’을 빗대어 게임 콘텐츠 획일화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자가 복제’의 경우 ‘호날두를 복사’, ‘아인슈타인을 복사’, ‘복제 소 프로젝트’ 등 우수한 형질을 보존할 수 있지만, 다양성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유전자 교환’의 경우 우수한 형질을 장담할 수 없지만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복제하기 시작한 식용 바나나가 파나마병으로 인해 1960년대 품종이 사라지는 현상을 겪은 것 등의 사례를 접목할 때, 적자의 생존에는 고유의 형질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시장이 트렌드에 따라가기보다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정 부사장은 "우리는 흥행 비즈니스 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정답이 없다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며 "다만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다. 결국 핵심은 콘텐츠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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