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강지식)는 26일 첼시 리가 법무부 국제심의위원회에 특별귀화를 신청하면서 제출한 서류가 위·변조됐다는 의혹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첼시 리는 2016 리우올림픽 여자농구대표팀 합류 자격을 얻기 위한 특별귀화 추진 과정에서 법무부에 제출한 출생증명서와 아버지의 출생증명서, 할머니의 사망증명서 등 서류에서 위·변조 의혹 정황이 포착됐다. 대한체육회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첼시 리는 지난해 할머니가 한국 국적인 한국계 귀화선수로 하나은행에 입단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부모 또는 조부모가 한국인이면 외국인 선수가 아닌 해외동포 선수 자격을 부여해 국내 선수로 뛸 수 있다.
첼시 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평균 15.2점 10.4리바운드로 더블-더블 활약을 하며 득점, 리바운드, 공헌도, 신인상 등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또 만년 최하위였던 하나은행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으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안겼다.
대한농구협회는 올림픽 최종예선 예비엔트리에 첼시 리를 포함시키지 못했으나 법무부 승인 여부에 따라 추가 합류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특별귀화 추진 도중 서류 위·변조 혐의가 포착되면서 국가대표 합류 여부를 떠나 사태가 심각해졌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첼시 리 사태’는 일파만파 번진다.
첼시 리를 영입한 하나은행은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쓸 수밖에 없고, 부정 선수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승인한 WKBL과 대한농구협회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또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한 하나은행의 팀 성적은 물론 첼시 리의 개인 성적 및 수상 기록들도 모두 인정받기 힘들어진다.
첼시 리 사태가 단순한 서류상 오류로 인한 해프닝으로 그칠지, 희대의 사기극으로 여자농구계에 큰 충격을 안길지 검찰의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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