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못 드는 중국 국유기업, 1분기 순익 13.8% 급감

석탄, 철강 등 분야 국유기업 적자규모 확대, 개혁 속도 붙나

[출처=중국 재정부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국유기업의 올 1분기 순익이 급감했다.

중국 재정부가 26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올 1~3월 중국 국유기업 총 순익은 4323억 위안(약 76조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13.8%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국유기업 순익 감소폭인 6.7%의 두 배, 지난해 1분기 감소폭인 8%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중앙정부 산하 국유기업 순익은 3398억8000만 위안으로 동기대비 13.2%, 지방정부 소속 국유기업 순익은 924억2000만 위안으로 동기대비 감소폭이 무려 15.8%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9조9492억5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3% 줄었으며 중앙 국유기업의 감소폭은 4.6%, 지방 국유기업 영업이익 감소폭은 0.1%로 집계됐다.

석유화학과 의약 분야 국유기업 순익은 증가했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타격을 받은 석유, 과잉설비로 적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는 석탄, 철강분야 국유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전체 순익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재정부 관계자는 "1분기 중국 경제지표를 기준으로 볼 때 중국 국유기업은 안정을 유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단, "석유·석탄·철강·비철금속 국유기업의 적자확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유기업의 참담한 성적표는 최근 중국 경기 회복 조짐에 따라 공업기업 순익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7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공업기업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했다. 지난해 1~12월 중국 공업기업 순익은 2.3% 감소했다.

허핑(何平) 국가통계국 공업사(司·국) 사장은 "국유기업 상당수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채굴, 원자재 기업 이윤이 급감하고 있고 기업재고 물량도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또 "국유기업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유기업 경영효율이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유기업의 실적악화는 국유기업간 합병, 소유구조 전환 등을 골자로 하는 '국유기업 개혁'은 물론 최근 당국이 제시한 석탄, 철강업 '공급 측면 개혁'을 독촉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량해고 등에 따른 사회문제 해결 난이도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석탄 국유기업 룽메이 소속 광부들이 체불임금 지급과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여 정부 지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말 시노펙 등 중국 3대 국영 석유회사의 지난해 순익이 많게는 전년대비 67%나 급감했지만 대량해고에 따른 사회불안을 우려해 구조조정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