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재산 국외도피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포탈 혐의로 정씨가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씨는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2001년과 2012년 외국 방산업체로부터 잠수함·군용 디젤엔진 중개 수수료를 차명계좌로 빼돌려 1300억여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07년 3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33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드러났다.
그는 독일 잠수함 제조업체 하데베(HDW)의 잠수함 9척을 도입하는 장보고Ⅰ 사업 당시 중개수수료를 싱가포르 소재 은행에 개설한 차명계좌로 받아 또 다른 차명계좌로 옮기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했다.
이후 그는 214급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장보고 Ⅱ 1차 사업 때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중개수수료 395억여원을 이 회사 명의의 홍콩 소재 은행 계좌로 받았다. 2001년 3월부터 약 5년에 걸쳐 또 다른 차명계좌로 옮겼다.
정씨는 자주포·전차·해군함정 등에 장착되는 MTU의 디젤엔진을 중개한 수수료도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받아 2008∼2011년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약 227억여원을 숨겼다.
정씨가 내지 않은 세금은 2006년도 법인세 14억원, 2010년도 법인세 9억원·종합소득세 10억원 등 총 33억원이다.
해군사관학교 장교 출신인 정씨는 1977년 전역 이후 군용 디젤엔진 제조업체 엠테우(MTU) 한국지사장으로 근무했다. 1983년에는 학산실업(현 씨스텍코리아)을 설립해 직접 무기중개업에 나섰다.
한국군 전투력 증강을 위한 율곡사업(1993년) 당시 김철우 전 해군참모총장에게 3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난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는 유비엠텍이라는 또 다른 무기중개업체를 설립하고 잠수함과 육군 K2 전차의 핵심부품인 등을 중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활동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정씨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을 세탁해 국내로 들여온 뒤 군 고위층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7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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