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 내가 그린 게 맞다"…권춘식, 또 다시 진술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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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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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조했다고 발언했다가 최근 번복…지난 25일 "내가 그렸다" 주장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고(故) 천경자 화백(1924~2015)의 '미인도'를 위조했다고 주장했다가 최근 이를 번복한 권춘식(69)씨가 또 다시 "내가 그린 게 맞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술계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25일 '위작 미인도 폐기와 작가 인권 옹호를 위한 공동 변호인단' 앞으로 "미인도는 내가 그린 것이라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 화랑협회 관계자들의 강권에 압박을 느껴 말을 번복한 것"이라는 진술서를 제출했다. 

그는 천 화백 유족 측에 건넨 진술서에서 "91년 미인도 사건 발생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측의 감정위원으로 참여했던 A씨가 저에게 전화해 '진술을 번복하라. 착오였다고 하면 간단하다'고 회유했다"고 밝혔다. 또 "현 화랑협회 고위 관계자도 전화를 해 '현대미술관의 원본 그림도 직접 본 적이 없지 않느냐. 착오였다고 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미인도는)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며 1999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위작 여부 확인을 요구받았을 때 수사에 협조하면 감형받을 수 있을까 싶어 시인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수사를 맡은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은 권씨를 수사하다가 "미인도를 위작했다"는 자백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천 화백의 서명을 취조한 '사인위조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돼 기소는 하지 못했다.

화랑협회를 비롯한 미술계에서는 미인도가 권씨가 위조한 시점인 1984년 이전(1980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주장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천 화백 본인이 "내가 낳은 자식을 몰라보겠느냐"며 위작이 분명함을 호소해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63)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는 지난 27일 국립현대미술관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과 학예실장 등 관계자 6명을 저작권법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공동 변호인단은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림 입수 당시에도 심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위작 미인도 전시와 인쇄물 배포로 이득을 취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동의를 구한 바 없다"며 "저작자가 아닌 사람을 저작자로 표시하는 것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이며 사자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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