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에 중국 증시가 강세를 띨 것이란 예상과 달리 4월 한달 상하이종합지수는 2% 넘게 하락하며 3000선마저 붕괴해 지지부진했다. 상하이·선전 증시 일일 거래대금도 4000억 위안 밑으로 떨어지는 등 거래도 위축됐다. 상하이 소재 투자자문사 지-벤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4월 한달 중국 주식시장 펀드 투자액이 890억 위안 줄었다.
중국 주요기업들의 실적도 지지부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상하이 증시 주요 상장사 171곳 중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곳이 57%에 달했다. 중국 최대 석유 메이저인 페트로차이나 1분기 순익이 137억8500만 위안(약 2조4100억원)으로 두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차이나라이프의 1분기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57% 하락했다.
채권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일 6년래 최저치인 2.47%까지 밀렸던 5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한달 간 약 29bp(=0.29%p) 올랐다.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그만큼 떨어져 채권 시장이 경색됐음을 의미한다.
채권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도 이어졌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서 발생한 디폴트 건수만 14건으로 이로 인해 27개 채권이 영향을 받았다. 4월에만 둥베이철강, 중메이그룹, 중국철로물자유한공사 등 국유기업이 잇달아 디폴트를 선언했다.
시장정보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채권 시장 불안으로 4월에만 최소 103개 중국 기업이 총 1009억1000만 위안(약 17조7500억원) 어치 채권 발행을 연기 또는 취소했다.
위안화 환율도 등락을 거듭하며 약세를 보였다. 미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28일 기준 월초 대비 약 0.5% 하락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회의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29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0.56% 절상한 6.458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11년 만에 가장 큰 절상폭으로 이로써 4월 한달 위안화 가치 낙폭을 간신히 만회했다.
도이치방크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를 기록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6.5~7% 구간에 못 미칠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가 연말까지 달러당 6.9위안 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9일 환율 기준 6.8% 더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원자재 시장은 '나홀로' 과열 양상을 띠고있다. 연초부터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신용대출을 급격히 늘려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가 불안한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한동안 침체를 겪어온 원자재 상품 시장으로 쏠리고 있는 것.
상하이 철근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50% 넘게 뛰었으며, 이번 달 들어서만 20% 넘게 치솟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주 정저우상품거래소에서 하루 면화거래량이 4100만 베일(꾸러미)로 4년래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상하이·다롄·정저우 3대 상품거래소에서는 거래수수료와 증거금을 인상하고, 일부 상품 품목에 대해 하루 거래 한도를 제한하는 등 투기 세력 억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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