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하는 TF가 4일 세종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어 국책은행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회의에는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관계자가 참석한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방안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태다.
정부는 이번 구조조정의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것보다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게를 둬 왔다.
정부가 현금출자를 하려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거나 국채를 발행해 빚을 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국회동의가 필요해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돈에 '꼬리표'가 생겨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정부의 책임론도 크게 불거질 수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9일 구조조정 비용 조달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는 게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회의적 입장을 드러냈다.
정부와 청와대는 한은이 수출입은행에 추가로 출자하거나, 법 개정을 통해 한은이 산업은행에 출자하는 '한국판 양적완화'에 힘을 실어왔다.
그러나 한은이 지난 29일 발권력을 이용하려면 "국민적 합의 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등 야당도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드러내 논의가 진척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TF는 산업은행보다 자본확충이 급하고,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한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을 우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결국 정부 재정이 들어가야 할 것이고, 한은도 수출입은행에 출자하는 등 서로 어느 정도 부담을 나눠서 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F에 참여하는 기재부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은 구조조정 진행 상황에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라며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