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나경원(4선, 서울 동작을)-김재경(4선, 경남 진주갑) 의원, 유기준(4선, 부산 서구동구)-이명수(3선, 충남 아산갑) 의원, 정진석(4선, 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김광림(3선, 경북 안동) 의원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는 오는 3일 열리는 당선자 대회에서 실시한다.
후보자 등록일인 1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후보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첫 주자는 지난달 28일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유기준 의원이었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유 의원은 앞서 친박계의 핵심 인사인 최경환 의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탈(脫) 계파'를 선언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은 이명수 의원이 나섰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선명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계파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당을 만들겠다"면서 "계파를 없애는 것은 의원 개개인이 독립적이고 자율적 판단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인 그는 새누리당의 세가 강한 부산 표를 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친박계에서 반대 의사가 나오며 표 결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 의원에 이어 정론관을 찾은 이는 나경원 의원과 러닝메이트인 김재경 의원이었다. 나 의원은 회견을 끝내고 가는 유 의원과 악수를 하며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앞서 원내대표 출마의 뜻을 밝히며 합의추대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나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이룬 후 본인은 정책위의장으로서 나 의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나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당이 이렇게까지 엄한 질책을 받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립과 반목을 넘어선 당내와 여야 간 협화의 정치를 통해 뺄셈이 아닌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 역시 본인이 계파와 거리가 먼 사람임을 강조했다. 총선 참패의 최대 원인이 계파갈등으로 꼽히는 점을 언급하며 그는 "저는 계파에 기대지 않고 정치를 해 왔다"면서 "계파 통합과 당의 혁신적이고 당의 화학적 통합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통하는 나 의원과 김 의원에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경남 지역에서 표가 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지막 주자는 정진석 당선인과 김광림 의원이었다. 정 당선인은 계파색이 엷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 당청관계를 무난히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인물이다.
정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협치는 여소야대의 3당체제를 만들어낸 국민의 지상명령"이라며 "협치와 혁신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의원은 "정 의원은 지난 정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계파 갈등으로 번졌을 때 국회의원직과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놨다"면서, "향후 계파 문제를 다룰 때 '자기는…'이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을 자격이 있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당선인은 "무엇보다 당과 청와대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새롭게 만들겠다"면서 당·정·청 고위회동을 정례화하고, 여·야·정 협의체를 상시가동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이번 경선은 최고위원들이 전원 사퇴한 가운데 원내대표가 사실상 당의 얼굴을 대표해야 하는 등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뜨겁다. 원 구성 협상, 상임위 배분 등에서 전권을 쥐고 대야협상에 나서야 하는 중요한 위치다. 이 때문에 물밑에서 표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원내대표 경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에는 1, 2위 후보간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선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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