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예술영화 아닌 '아가씨', 칸 경쟁까지 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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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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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박찬욱 감독과 ‘아가씨’ 주연 배우들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게 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5월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제공 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에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김민희, 하정우, 조진웅, 김태리가 참석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올드보이’, ‘박쥐’에 이어 세 번째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하게 되었다. 특히 제69회 칸 영화제(Festival de Cannes)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솔직히 경쟁에 초대하진 않을 거로 생각했었다. 아기자기한 영화고 예술영화제에 어울리는 영화일까 싶을 정도로 명쾌하기 때문이었다. 보통 그런 영화제에는 찜찜하고 모호한 게 남아있어야 좋아하지 않나. 해피엔딩이고 모호한 구석이 없어서 미드나잇 정도에 적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가게 되었다. 그들이 어떻게 봐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작으로 칸에 가게 된 김태리는 “처음에 (칸에) 간다는 이야기 들었을 때는 모든 게 첫 경험이라 잘 몰랐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알아보고 말도 많이 해주시니까 너무나 행복하고 벅차다. 함께 저를 잘 이끌어주신 선배님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며 감격을 전했다.

사연을 감춘 귀족 아가씨 히데코 역을 맡은 김민희는 “저 역시도 칸 영화제는 처음이다. 처음 가보는 만큼 많이 보고 즐거운 시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박찬욱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히데코의 후견인 코우즈키 역을 맡은 조진웅은 “잘 몰랐는데 경쟁부문에 꼽히는 영화가 전 세계 통틀어 스무 편 정도라고 들었다.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간다’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적은 있었지만 ‘아가씨’로 처음 칸에 가게 되었다. 모든 영화인의 꿈이라 생각한다”며 “여유롭게 영화제를 즐겨볼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용서받지 못한 자’, ‘추격자’, ‘황해’ 등으로 여러 차례 칸 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았던 하정우는 “운 좋게 여러 번 갔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생각보다 제가 갔을 때 주변이 썰렁했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오전 타임을 배정받아서 너무 썰렁했고 굉장히 편안했다. 이목 집중도 안 받고 그냥 우리끼리 기념사진을 찍었다. ‘추격자’도 마찬가지였다. 미드나잇 스크린이었는데 끝나고 나니 아주 늦은 새벽이더라. 레드카펫에서 취객을 봤다. 크게 긴장감은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더욱 이번 칸 국제영화제가 기대가 된다. 처음으로 보는 레드카펫 분위기가 될 것 같다”고 설명해 웃음을 유발했다.

한편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6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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