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 과학기술‧ICT 협력 맞손…통신 분야 신사업 門 활짝

KT 황창규 회장(오른쪽)과 TCI 바랏 간바리 의장이 2일 이란 최대 통신사업자 TCI/TEM사와 MOU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양국 간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 관계가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란의 다양한 신사업 기회에 한국의 과학기술·ICT 역량을 활용하는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이란과는 지난 1월 경제 제재 해제를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재개 논의가 진행 중이며, 특히 과학기술 및 ICT는 이란 측에서 우리와의 협력을 강하게 요청하는 분야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이란 순방길에 오르면서 양국의 협력이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과학분야에서 미래부와 이란 과학연구기술부는 과학기술 협력 MOU를 체결하고, 기초·응용과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구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협력 논의 공식 채널인 '한·이란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2017년에 최초로 열고,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 등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데 뜻을 함께했다.

ICT 분야에서도 미래부와 이란 정보통신부는 1990년에 체결한 한·이란 ICT 협력 MOU를 개정하기로 하고, 그간 중단되었던 ICT 협력위원회의 재개에도 합의했다.

미래부 산하의 연구기관들도 이에 맞춰 이란의 우수 대학 및 연구기관 등과 손을 잡고,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ICT 투자기관인 TEMInvest와 ICT 기술 공동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으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테헤란 대학교와 포괄적 연구협력을 맺고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의 개발을 위한 연구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아락 대학교와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경량금속' 원천기술의 글로벌 상용화를 추진하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란석유연구소와 이란 내 유전개발을 위한 지질 분석 공동연구를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국내 통신사들 역시 경제 제재 이후 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이란 ICT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적극 체결한다는 구상이다.

KT는 이란 1위 통신사인 TCI에 통신망 설계‧운용 컨설팅을 바탕으로 후속 사업 수주에 나설 계획이며, IDC, 스마트시티, IoT, 5G 등 ICT 산업 전 분야에 협력을 꾀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이란 에너지부·가스공사와 향후 가스, 상수도, 스마트홈 등 다양한 IoT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간 협력채널 재개하고 연구기관들의 협력이 활기를 띄면서 우리나라 우수 ICT 기업‧기술의 현지 진출에도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란이 초고속인터넷 구축을 비롯한 통신 분야 신사업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브로드밴드 인프라 확대를 계기로 ICT 융합 신산업 등 IT 서비스 시장의 성장도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설리번(Frost & Sullivan Analysis)에 따르면 이란 ICT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79억달러 수준으로 향후 연평균 8.9% 성장이 전망되며, 2020년 시장 규모는 298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3월 분석한 '이란 ICT 시장 환경 분석'에서도 이란 모바일 가입자는 2020년까지 1억5200만명에 달하고, 브로드밴드 시장은 연평균 15.5%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이란은 경제 제재 이전에는 특히 ICT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이 진행됐던 중동 지역 거점 협력국"이라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의 우수한 과학기술과 ICT 기업의 중동 진출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