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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의 차 한 잔] 포종차를 들어봤다면 차인(茶人)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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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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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니스트(문학박사)

타이완 지우펀.[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16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네덜란드와 영국 등이 교대로 지배했던 나라가 있다. 1662년 명나라 장군 정성공에게 점령 당했다가 1683년 청나라에 합병됐으며, 1895년에서 1945년까지는 일제에 강점됐고 중국 대륙에서 내려온 국민당의 세력권으로 들어갔던 곳, 바로 타이완이다.

청나라에 합병된 후 중국 대륙의 복건성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이주해 왔다. 이때 무이산과 안계 지역의 차나무와 씨앗을 비롯한 차 재배기술이 유입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 됐다. 18세기 유럽인들은 중국보다도 타이완의 차를 주목했다. 그 결과 1866년 유럽으로 본격적인 수출이 진행됐고, 그 양은 급속하게 증대했다. 일제 강점 시기에는 일본 자본의 투자 증대로 비료와 기계화 등을 이용한 대량 생산이 증가했다.

그러나 2차대전이 발발하며 타이완 차 산업은 90% 이상 위축됐다. 우선 식량과 노동력이 부족했기에 차를 심었던 차원(茶園)에는 식량작물이 재배되었다. 전쟁이 끝나 일본이 물러나고 국민정부 시기의 타이완 경제는 부흥에 맞불려서 차문화도 다시 르네상스를 맞이한다. 전국 각지에 녹차를 즐기는 휴식 공간인 차예관이 설립됐다.
 

타이완 우롱차를 우리는 모습.[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1970년대 잠시 침체기에 들어섰지만 1980년대를 기점으로 국내시장 활성화로 전환했다. 차종은 녹차에서 화려한 향과 풍부한 맛으로 유명한 우롱차로 전환했고, 2013년 기준 1만5000 톤 정도를 생산했다. 1990년대 이후부터 타이완은 보이차 무역의 세계적인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은 동정오룡차, 문산포종차, 동방미인차, 소백장청차, 목책철관음, 삼협용정차, 아리산주로차, 타이완고산차, 용담용천차, 일월담홍차 등은 타이완 10대 명차라는 이름으로 세계의 차인에게 잘 알려져 있다.

타이베이 원산구의 목책관광차원은 타이완 제일 관광 차원에 속한다. 신베이시의 평림박물관은 세계에서도 유명한 차엽박물관이다. 차 관련 일과 역사와 기예가 펼쳐져 있다. 그리고 잉꺼는 현재 타이완 차구 제작에서 제일 중요한 지역으로 잉꺼도자박물관은 전체 타이완에서 유일하게 정밀하고도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도자를 주제로 한 박물관이다. 이 세 군데는 타이완을 찾은 차인이라면 반드시 눈여겨 봐야 할 곳이다.

타이완 사람들은 통상 차를 가지고 귀빈을 접대한다. 고급 찻잎은 매우 중요한 귀빈에게 드리는 예품으로도 활용된다. 차음료의 시장 판매량은 매우 높으며, 놀랍게도 탄산음료를 초과한다. 타이완의 각종 간식과 면류 혹은 케익 등과 차는 너무 잘 어울린다. 특히 이러한 음식 제조에까지 그 재료로서 차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풍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요리 가운데서도 찻잎을 첨가한 요리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대부분은 웰빙의 콘셉트에 맞아떨어져 건강하고 느끼하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 차예단(茶叶蛋)이라고 하는 간식도 유명하고, 진주우유차도 유명하다.

녹차와 홍차와 달리 중간 발효차에 속하는 우롱차는 맛과 향이 아름답고 건강 미용에 좋아 고산우롱과 동방미인 등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포종차는 타이완만의 독특한 차이다. 처음에는 녹차와 같으나 세월을 지나면서 우롱차와 흑차의 성질로 진화해가는 독특한 차이다. 포종차류는 1960년대부터 최근 만들어진 신차까지 다양한 종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차인은 많지만 포종차의 맛을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타이완 차문화 특별전.[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400여 년 이상 외세에 지배받았거나 그 영향 아래 있었던 타이완은 지금 차문화에서만큼은 전세계를 대표한다. 독립을 잃었던 타이완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타이완다운 차문화의 꽃을 피워냈을까?

반갑게도 타이완의 차문화를 체험(시음 포함)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한국차문화협동조합(티쿱)은 오는 5월6일(금)부터 19일까지 2주일 동안, 한국문화정품관갤러리에서 '타이완 차문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주최 측인 티쿱은 "타이완의 차와 차도구를 통해 한국 차 산업의 현재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차뿐만 아니라, 차도구와 관련해서는 타이완 국가문창예품관(國家文創禮品館)의 도자기류와 타이완을 대표하는 허조종(許祖宗), 곽총인(郭聰仁) 작가를 비롯해 앵꺼지구의 다양한 도자기 차구류가 선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타이완 공부차의 기본이 됐던 이싱 자사호 일부도 전시된다.

2주밖에 전시를 안 한다니 미리 시간을 비워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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