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한국 의료진이 포함된 국제 연구단이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유전체 분석에 성공했다. 이로써 유방암의 유전적 변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공구(사진) 한양대 의대 병리학교실 교수팀은 해외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유방암 환자 전장 유전체(전체 유전자 염기서열)를 분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같은 날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영국 웰컴트러스트재단, 국제암유전체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아 공 교수팀과 영국 생어연구소 마이크 스트래튼 박사팀의 주도 아래 한국·영국·미국·싱가포르·프랑스 등 12개국 48개 기관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국내·외 유방암 환자 560명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해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 93개를 확인하고, 암을 일으키는 1628개의 유전적 변이를 밝혀냈다.
또한 유방암 유발 유전자 93개 가운데 10개에 유전적 변이가 집중된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암 유전체에서 치환변이 12개와 구조변이 6개도 확인했다.
치환변이는 유전자(DNA)를 구성하는 염기 A·G·T·C 4개 중 하나가 다른 염기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일부 변이는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변이는 유전체가 구조적으로 바뀌는 것으로, 이 역시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유전적 변이 발생 때 원상 복구하는 기능인 DNA 수복기전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효소인 'APOBEC 탈아민화효소'의 유전자 변이가 유방암 특유의 유전적 변이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밝혀냈다.
공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방암 발암기전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이어 "다양한 종류의 유방암에 대한 발암 기전과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돼 정밀 의료실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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