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호주중앙은행(RBA)이 1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사상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한 가운데 추가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에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호주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2%에서 0.25%포인트 떨어진 1.75%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호주중앙은행은 발표문에서 "중국의 완만한 성장을 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성장세에 있지만 속도가 다소 더디다"며 "상품 가격도 회복세를 띠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상태"라면서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호주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2% 하락하면서 당초 기대치(0.2%↑)를 훨씬 밑돌았다. 호주 CPI가 전기보다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에 0.3% 하락한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CPI 발표 후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 2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번 달 금리 인하를 예측한 사람은 기존 3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물가 상승률이 기대치를 밑돌았던 점도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핵심 물가상승률은 1.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은행은 물가 상승 목표치를 2~3%대로 잡고 있다. 이번 통화 정책 발표에 앞서 시드니 소재 HSBC 홀딩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지표를 봤을 때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며 "추가적인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과 5월에 0.25%포인트씩 인하하면서 사상 최저 수준인 2.0%대로 떨어졌다. 이후 11개월째 동결되다가 이번에 인하되면서 최저치가 경신됐다.
다만 일부에서는 1%대로 금리가 인하되면 저축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은퇴생활자에 어려움을 줄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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