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김준기 “성공을 위해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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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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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78)

동부(東部) 김준기 동부그룹 창업자[사진=동부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성공을 위해 도전했다. 기업가는 도전하되 반드시 성공을 해야 한다.”

동부(東部) 김준기 동부그룹 창업자는 이러한 각오로 50년 가까이 기업인의 삶을 살아왔다.

정치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세상에 태어나 나라를 위한 의미 있는 일을 찾아보니 기업가가 돼야겠다고 결심하고 1969년 1월 24일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설립했다. 1973년 오일쇼크로 정부의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자 동부는 중동시장에 진출해 달러를 벌어 국가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 큰 성공을 거뒀다.

중동에서 벌어온 돈을 밑천으로 동부는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그가 생각한 의미있는 일은 제조업, 그 중에서도 국가 기간산업에 뛰어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현대와 삼성 등이 모든 사업들을 선점하고 있었다. 후발주자의 설움을 안고 뛰어든 동부는 어쩔 수 없이 선발업체들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만 했다.

이로 인해 동부는 격려와 응원 못지 않게 우려와 비난도 많이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직전 반도체 사업 진출, 전기로 제철소 건립 등 동부가 신사업을 벌일 때마다 모든 이들이 “잘못된 결정”이라며 비난을 던졌다. 다른 기업가들이라면 쉽게 넘어갈만한 사소한 것까지 동부는 견제를 받아야 했다.

사업 외적 환경도 동부에게 또 다른 시련이었다. 1997년 IMF 사태를 ‘6.25 동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쓰나미’라고 표현했을 만큼 동부에게는 큰 시련이었다. 알짜기업을 매각하는 등 자기 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수반한 구조조정을 수시로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마련한 자금을 동부는 신사업에 투자했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은 무모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동부는 “자기 돈으로 사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고 정주영, 고 이병철 회장도 빈손으로 시작했다. IMF 이후 많은 기업들이 ‘무차입 경영’을 강조하는데 이는 의미가 없다. 제분·방직회사는 과거에 대기업이었지만 투자를 안해 지금은 중소기업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봐야 한다”고 항변했다.

기업가라면 국가 경쟁력을 한단계 더 높이고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국가와 자기 기업의 미래를 굳건히 하기 위해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또 사업을 시작할 때 10년 후를 내다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어떤 사업이건 성공하려면 많은 돈과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동안 기업가 스스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2000년 동부그룹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정 했을 때의 일이다. 반대하는 회사 임원들에게 그는 “나는 망해도 좋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메모리반도체가 국가적으로 필요하다. 만에 하나 내가 실패하더라도 누군가가 우리를 이어받아 성공시킨다면, 나는 개척자로서의 역할에 충분히 보람을 느낀다”며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동부그룹의 반도체 사업 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창사 18년 만에 사상 최대 매출 및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의 '뚝심의 리더십'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가 벌인 수많은 도전 중 상당수는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무모한 도전은 아니었다. 그가 좌절했던 사업들을 다른 기업들이 키워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기업가 정신을 ‘무언가 새로운 것, 무언가 다른 것을 독특하게 해 그것의 가치를 바꾸거나 변형시키는 것’이라고 정의내린 그는 현재 또 다른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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