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단 정상 기업에도 선제적 구조조정 압박···산은 삼성중에 자구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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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0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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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조선사에 대한 주채권은행들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은 각각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해 자구계획 제출을 공식 요청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달 29일 삼성중공업에 강도 높은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지난달 28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자구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하나은행은 각각 두 조선업체의 주채권단이다.

대우조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분류되던 양대 조선사에까지 '선제적 관리'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자구책에는 기존에 요구한 수위를 높여 강도 높은 인력감축과 자산매각, 경영합리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개최된 구조조정협의체 시행 방안의 후속 조치로 자구책 마련이 본격 가동됐음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와 올해 사외기숙사(493억원), 수원사업장(310억원), 당진공장(205억원) 등을 매각했다. 향후 1700억원 상당의 호텔 등 부동산과 약 500억원에 이르는 유가증권을 추가로 매각할 방침이다. 인력 구조조정도 지난 2014년 500여명, 2015년 1000여명 등 지금까지 총 1500여명을 감축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2년 동안 보유주식 중 약 1조5000억원을 매각했다. 매각한 주식은 현대중공업 7755억원, 현대삼호중공업 5241억원, 현대미포 2584억원 등이다. 동시에 자사주 매각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약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확충했다. 인력은 지난해 1~2분기 동안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등을 실시해 총 1533명이 퇴직했다.

이같은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채권은행들이 해당 조선사에 더 강력한 자구계획을 요구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 등의 영향으로 조선수주가 비관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의 고강도 압박에 대해 지나친 요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실상 자구책 제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보여주기식 압박'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한이 없지만 최대한 준비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에 대한 빅딜설도 제기되고 있다. 예상보다 심각한 수주 실적을 고려할 때 공멸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2개사로 줄이는 시나리오다. 이와 동시에 업계가 공동으로 컨설팅을 실시 후, 결과에 따라 업계 공동으로 설비를 감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인 빅딜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정부 주도로 합병을 강제하거나 사업 부문 간 통폐합 등 소위 빅딜을 추진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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