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김종인 체제 연장'을 두고 찬반 격론이 벌어지면서 당내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절충안을 택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20대 국회의원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오는 8월 말과 9월 초 사이에 치르되, 정기 국회 개최 전에는 전대를 열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최대한 빨리 전대를 개최하자는 의견(7월께)과 정기국회 후인 12월 말로 미루자는 주장 사이에서 중재안을 택한 셈이다.
이로써 전대 개최 시기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봉합됐지만 이제 관심은 당권의 향배와 전대 이후 김종인 대표의 거취로 옮겨갔다. 향후 당권 경쟁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총선 끝나자마자 내홍 조짐에… '절충안' 택한 더민주
박광온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분이 전당대회 시기를 가지고 당내에 마치 커다란 논란이 있는 것처럼 국민과 언론에 비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물리적인 시기와 당헌, 정당법 규정 요건을 충족할 안이 8월 말, 9월 초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를 맡은 양승조 비대위원이 이의가 있는지 세 번이나 확인했지만 '이의 없습니다'라는 외침이 있었고 박수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석회의 인사말에서 김 대표가 "원 구성을 제대로 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전당대회를 하도록 준비해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재안에 총론이 모였다.
박 대변인은 연석회의에서 박홍근 의원이 "8월 말 9월 초에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며 "김 대표도 논란을 조기에 종결하고 빨리 (전대를) 한다는 원칙을 밝힌 만큼, 갑론을박을 더 이상 지속하지 말고 국민께 더민주가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민석 의원도 "(전대를) 일찍하자, 늦게하자 하는 논란이 과연 국민에게 좋게 보이겠는가"라며 "8월 말 9월 초에 시기를 특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정당법 19조에 시·도당 개편 대회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장 3개월로 규정한 근거가 있고 우리 지도부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인 2개월을 더해 정확하게 보면 5개월 이내에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맞다"며 "4월 13일 총선 때 지도부가 궐위된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면 9월 13일 이전에 하는 게 맞다"는 '법리적 해석'을 내놓으며 절충안에 힘을 실었다.
◆ 김종인, 토사구팽?…향후 당내 역할에 관심
이로써 전대 시기를 둘러싼 당내 분란은 잠재웠지만, 향후 김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친정 체제를 강화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져 나갈지, 전대 이후 탈당을 감행할지 김 대표의 선택지는 다양하다.
박 대변인은 이날 당무위 직후 "더민주 당무위는 '경제비상대책기구(가칭)'를 설치하기로 의결하고 그 구성 권한을 당 대표에게 위임했다"고 밝히면서 김 대표가 신설된 경제 기구를 지휘할지도 주목된다.
박 대변인은 '김 대표가 신설 기구 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드리기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대표는 당무위 결정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 결론은 내가 이야기한 그대로"라며 구체적인 입장 발표를 꺼렸다.
아울러 더민주 차기 당권 주자가 김 대표의 친정 체제 강화 시도에 맞서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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