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로 지명될 것이 유력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에 대해서는 그의 기질을,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해서는 신뢰성을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뉴스가 지난달 10∼14일(현지시간) 미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65%에 이르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보도했다.
특히 젊은 층인 18∼34세는 75%가, 라틴아메리카계는 79%가 각각 트럼프를 좋지 않게 봤으며 클린턴 전 장관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유권자도 56%에 달했다.
이같은 결과는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선두를 달리는 경선 후보 모두 미국의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보면 트럼프가 ‘좋은 기질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 유권자는 12%에 불과했는데, 트럼프의 기질을 좋게 보는 유권자가 8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같은 항목의 설문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41%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기질 면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보였다.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경험을 갖췄느냐는 항목에서도 트럼프(21%)는 클린턴 전 장관(53%)에 크게 떨어졌으며, 글로벌 위기를 다룰 능력에서도 20% 대 37%로 열세였다.
반면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항목들도 있었다.
트럼프는 정직과 솔직함을 묻는 설문에서 35%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19%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큰 차이로 앞섰다.
또 미국의 방향을 진정 바꿀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트럼프는 37%, 클린턴 전 장관은 22%였다.
아울러 대통령이 되면 실질적으로 뭔가를 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문항에서도 트럼프(38%)가 클린턴 전 장관(36%)을 소폭이지만 앞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후보가 단지 다르다는 데 그치지 않고 정반대 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신뢰받지 못하는 베테랑으로, 트럼프는 다소 무서워 보이는 자신만만한 신참"이라고 해석했다.
2008년 3월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 대한 평가 결과를 이번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오바마 후보는 경험(28%)에서 클린턴 전 장관에 미치지 못했을 뿐 호감도(69%)와 국가 변화 능력(50%), 정직(53%) 등에서 모두 두 후보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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