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익원 발굴보다 현금서비스, 장기대출 수수료 징수 같은 손쉬운 장사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의 현금 서비스 및 장기카드론 금리가 여전히 20%중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모바일 페이 등으로 주력사업의 수익성이 위기를 겪으면서 대출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수수료 수준을 카드사별로 보면 KB국민카드는 14.63~21.90%, 롯데카드 12.26~22.28%, 비씨카드 15.36~22.66%, 삼성카드 15.37~25.25%, 신한카드 16.19~24.12%, 우리카드 15.87~25.21%, 하나카드 14.96~22.89%, 현대카드 14.96~22.89% 수준이다.
반면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2% 안팎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지난 3월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 이자율은 1.96%다. 자금의 사용 목적은 기존 회사채 차환이다.
삼성카드 역시 최근 이자율 1.89%에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우리카드도 이달 2.01%의 이자율에 3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카드사들은 현금 서비스 등 신용대출 금리가 높은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등급에 따른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낮은 등급의 대출자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게 당연하다"며 "신용이 낮은 대출자가 몰리면 평균 금리가 높아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낮아졌는데, 신용대출금리까지 낮추면 카드사들만 죽으라는 얘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등 8개 카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액은 2조5925억원으로 이 가운데 대부분이 카드대출에서 발생했다. 같은기간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대출을 통해 얻은 수익 역시 4조1100억원으로 조달비용(1조7700억원)의 2배 이상이다.
이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이 커지자 카드사들은 신용대출 최고금리를 낮춰 소비자 불만을 잠재운다는 방침이다.
우리카드는 최근 카드론 최저금리를 0.1%포인트 낮췄고, 신한카드 역시 이달 1일부터 현금서비스 금리를 0.44%포인트 인하했다.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는 오는 6월부터 현금서비스 최고금리를 0.5~1%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등 금융환경 변화로 자금 조달하는 비용이 낮아진 만큼 대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처럼 개인신용대출도 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