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중마이(中脈)'라고 적힌 주황색 우의를 입고 응원봉을 두드리며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다. 지난달 인천 월미도에서 아오란 그룹 임직원 4500명의 치맥(치킨+맥주) 파티에 버금가는 대규모 유커들의 파티로 서울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은 서울시가 중국 노동절을 맞아 포상관광 차 한국을 찾은 건강보조제품 제조사 중마이과학발전유한공사(이하 중마이) 임직원 4000명을 위해 '삼계탕 파티'를 마련한 자리다. 중마이 그룹 임직원은 지난 5일과 오는 9일 2차례에 걸쳐 총 8000명이 서울을 방문한다. 이 가운데 절반인 4000명이 삼계탕 파티에 참여했고, 10일 두 번째 삼계탕 파티를 개최한다.
공원에는 10인용 원형탁자 500개가 놓였다. 총 길이만 300~400m로 축구장 크기 3배에 가까운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본격적인 삼계탕 파티에 앞서 오후 4시부터 한강공원에 모인 유커들은 서울시가 준비한 투호던지기, 제기차기 같은 체험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중마이 직원 방흠씨(37·남)는 "중국에서도 한국의 전통놀이와 유사한 놀이문화가 있어서 서울의 한강공원에서 처음 접했을 때 신기했다"며 "푸드트럭을 통해 새로운 한국음식을 맛본 것도 추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중마이 그룹 리다빙 총재의 기자간담회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대한 환영인사가 이어졌다. 리 총재는 "이번이 다섯 번째 한국 방문이고 올 때마다 삼계탕을 먹었다"며 "중국에 삼계탕이 수출될 예정인데 중마이 그룹과 함께 홍보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축사에서 중국어로 간단한 인사를 하고 "한국 사람들은 정겹고 반가운 손님이 오시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다"고 환영했다. 곧이어 서빙 직원이 뜨끈하게 데워진 삼계탕을 원형탁자에 놓인 뚝배기 그릇에 옮겨담았다.
순간 구수한 삼계탕 냄새가 솔솔 풍기자 모두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삼계탕을 먹기 시작했다. 한국의 전통음식인 김치도 함께 제공됐다. 잠시 후 곳곳에선 "하오츠~ 하오츠~(好吃·맛있다)"라는 탄성이 연신 터져나왔다.
또 다른 중마이 직원 반련화씨(28.여)는 "한국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배우 송중기에게 빠져 한국과 문화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번에 먹게 된 삼계탕도 드라마 주인공들이 먹는 모습을 보고 한 번쯤 꼭 먹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후 7시 30분께 환영만찬이 끝나고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를 부른 가수 린의 공연이 펼쳐졌다. 유커들은 가수 등장에 술렁이기 시작했고 노래가 흘러나오자 감탄사를 연발했다. 날이 어둑해지자 미리 준비한 야광봉을 꺼내들고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대규모 야외행사인 만큼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다. 모든 행사 일정이 끝난 밤 9시께 이들은 100대의 관광버스를 타고 서울시내 호텔 16곳으로 분산 이동했다. 이날 삼계탕 파티를 즐긴 유커들은 경복궁, 명동, 남산한옥마을 등을 둘러보고 9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포상관광은 지난해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서울 관광 마이스(MICE) 설명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한국관광공사가 유치한 것이다. 서울시는 중마이 그룹 단체관광객의 방한으로 100억 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10일에는 2차로 한국을 찾은 중마이 임직원 4000명이 두 번째 삼계탕 파티를 즐길 예정으로, 서울의 뜨거운 환영의 열기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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