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2008년 조사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과잉 우려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대출규제 강화 등 악재 속에서도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모습이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4월 서울 내 신규 아파트의 분양권 거래는 총 209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1182건) 대비 77.1%(912건) 급증한 수준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8년(475건) 이래 사상 최대치다.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1월 279건에 머물렀으나, 2월(433건) 이후 3월과 4월은 각각 698건과 684건으로 크게 뛰었다.
월별 기준으로 보면 지난 4월 분양권 거래가 일평균 22.8건 이뤄지면서 지난해 5월(740건, 일평균 24건)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구별로는 강서구가 160건이 거래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성동구(70건)와 송파구(69건), 서대문구(59건), 금천구(4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제기된 공급과잉 우려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대출규제 강화 등에 따라 기존 주택시장이 다소 둔화된 반면, 분양시장은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중도금 대출 등을 규제하는 상황에서도 빠르게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지난해 말부터 각종 악재와 우려로 분양시장과 아파트시장 모두 침체에 접어들었으나, 생각보다 분양시장의 회복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데다, 분양권 거래를 이끌어 낼 좋은 단지들의 분양이 꾸준해 수요자들이 분양권 거래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의 분위기는 기존 주택시장과 분양시장 모두 여전히 좋지 않은 분위기여서 시장이 향후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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