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경제전문가들은 20대국회 출범을 앞두고 정치권의 법인세 인상론에 대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수출경쟁에 집중하기 보다 내수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경제전문가(학계, 연구계 등) 5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법인세와 관련해 경제전문가 중 72.0%는 ‘현 수준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고용과 투자확대를 위해 세계적인 인하경쟁에 합류해야 한다는 ‘인하론’에 찬성한 의견은 12.0%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의 전망에 대해 ‘하락세’에 무게를 뒀다. 특히 올해 경제 성장률을 전망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들의 76.9%는 ‘2%후반’이라고 응답했다. 5년 후 연평균 성장률을 묻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42.3%가 2%후반을, 2%초반이라는 응답도 42.3%로 나타났다.
성장률 하락원인으로 전문가들은 9가지 리스크를 꼽았다. △중국 경기둔화 및 금융시장 불안(88.9%) △미국 금리인상(40.7%) △중남미 등 신흥국 불안(51.9%) △북한 리스크(25.9%) △원유 및 원자재가 변동(22.2%) △일본 경기침체(14.8%) △미국 대선 정국(7.4%) △브렉시트 등 EU경제 불안(3.7%) △IS 분쟁(3.7%) 등이었다.
특히 3년 후 중국의 성장률을 묻는 질문에 ‘6%내외’라는 응답이 57.7%로 가장 많았고 ‘5.5%내외’를 꼽은 이도 19.2%에 달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전문가들 중 76.9%가 0.25%p~0.5%p를 전망했다. 일본의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80%가 ‘장기침체’를 전망했다. 또한 올해도 저유가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데 절반이상(61.5%)의 전문가가 동의했다.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전문가들은 이제 성장기여도가 적은 수출보다는 내수 등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서비스산업 활성화로 내수시장을 키워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수출경쟁이 아닌 해외투자협력에서 물꼬를 터야 한다”며 대외활로 다양화를 조언했다.
내수활성화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27.4%는 ‘해외보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산업 발전’을 꼽았고 이어 ‘소득수준 향상’(21.0%), ‘가계부채 해소’(16.1%) 등 소비자의 지갑을 든든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서비스산업발전 방안에는 사회복지서비스업 활성화도 포함돼야 한다”며 “소득양극화 완화 뿐만 아니라 내수자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은 소득발생에 대한 추가적인 소비(한계소비성향)가 고소득층보다 높아 내수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관광, IT기반 네트워크, 의료 등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복지지출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부족하다’는 응답이 40.0%로 가장 많았다.
20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경제전문가들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팀플레이가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정지만 상명대 교수는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당파계파의 이해를 떠나 장기적 관점에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포퓰리즘 유혹을 경계하고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노사가 협심하여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면서 노동유연화 정책에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난 19대국회는 제출법안이 그 어느 대 국회보다 많았지만 성과가 국민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며 “20대 국회는 여야간 서로 입장이 다르더라도 경제회복,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두고 자주 소통해 접점을 찾아가는 정도를 걸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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