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20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 선출을 마침에 따라 이른바 ‘신(新) 3당’ 체제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20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 선출을 마침에 따라 이른바 ‘신(新) 3당’ 체제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4·13 총선에서 20년 만에 3당 체제를 형성한 만큼, 20대 국회는 ‘협치(協治)냐, 도로 식물국회냐’의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중도 무당파의 지지를 받은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casting vote)를 쥐게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민생국회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 3당 체제에 따른 합의의 어려움으로 식물국회를 넘어 ‘뇌사국회’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당 핵심 키워드 ‘민생’…협상 카드 주목
8일 여야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의 20대 국회 핵심 키워드는 ‘민생’이다.
새누리당은 정진석 원내대표 선출 이후 첫 당·정 협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대책을 모색했다. ‘제2의 옥시레킷벤키저 사태’ 방지를 위해 피해자 보상, 재발방지 방안 등을 모색한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정진석 원내사령탑 출범을 계기로 지난 3개월간 멈췄던 당·정·청 회동을 재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3각 채널’ 가동을 통해 민생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더민주는 ‘민생을 위해 협조할 건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담당 부대표에 김대중 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이훈 당선인, 법률 담당 부대표에 검사 출신인 백혜련·송기헌 당선인 등 11명의 부대표단 인선을 일단락하고 원내협상 체제로 전환했다. 우 원내대표는 “소통을 고려하면서 전문가들을 전면 배치했다”며 기조 변화를 예고했다.
3당 중 가장 먼저 원내대표를 선출한 국민의당은 박지원 원내대표를 필두로 민생 의제의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우리는 캐스팅보트 역할이 아닌 ‘리딩 파티’(leading party)로서 선도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회 본청.특히 4·13 총선에서 20년 만에 3당 체제를 형성한 만큼, 20대 국회는 ‘협치(協治)냐, 도로 식물국회냐’의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중도 무당파의 지지를 받은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casting vote)를 쥐게 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민생국회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 3당 체제에 따른 합의의 어려움으로 식물국회를 넘어 ‘뇌사국회’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민생 각론 견해차 뚜렷…산 넘어 산
민생 각론에 들어가면 3당의 입장차는 뚜렷하다. 새누리당은 민생경제 활성화의 최우선 과제로 노동개혁 4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파견근로자법)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6개 법안 처리를 꼽았다.
여기에는 박근혜 정부가 4·13 총선 패배로 레임덕(lame duck·권력누수)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민생 입법의 처리마저 실기할 경우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렸다.
하지만 원내 제1당으로 우뚝 선 더민주는 ‘경제민주화’에 포커스를 맞췄다. 우 원내대표는 3대 민생 의제로 △서민 주거부담 완화 △가계통신비 인하 △사교육비 절감을 제시했다.
더민주는 △중소기업·중소상인적합업종보호법 △사회적경제기본법 △주택임대차보호법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세월호참사특별법 등을 중점 법안으로 정했다. 이는 총선 슬로건인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은 △독점규제·공정거래법 개정안(일명 공정성장법)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특별법 개정안 △의료사고 피해 구제·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의 선(先) 처리를 고리로 거대 양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 중 핵심인 ‘공정성장법’은 공정위 상임위원 증원과 조사방해 행위에 대한 벌칙 규정 신설과 벤처기업의 납세의무 완화 등을 골자로 한다. 당 안팎에선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의 ‘공정성장담론’을 겨냥해 만든 법안으로, ‘안철수 대권행’을 위한 사전 입법적 성격이 내포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3당 원내사령탑 체제의 첫 기싸움은 19대 마지막 임시국회 일정과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될 전망이다. 3당 원내대표는 이르면 9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본격적인 두뇌 싸움에 돌입한다.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정진석 당선인(오른쪽)과 김광림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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