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부진한 실적으로 '보험 CEO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메리츠화재가 달라졌다. 최고경영자(CEO)인 김용범 사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이 취임한 후 메리츠화재는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투자수익률이 5%대를 넘어서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부실한 경영 성적으로 사장을 비롯해 절반이 넘는 임원진이 옷을 벗는 굴욕을 겪은 지 딱 1년만이다. 업계에선 메리츠화재가 완벽하게 환골탈태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8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6.1% 늘었다. 같은기간 순이익도 615억원으로 전년보다 200.2% 증가했다.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6.9%성장한 1조468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 수익성의 지표가 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 동기 5.8%에서 올해 16.6%로 10.9%포인트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고성장은 자산운용부분 실적 개선이 주도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 운용자산 투자이익률은 5.1%로 보험사 중 최고 수준이다. 투자영업손익(투자영업수익-투자영업비용)익은 5938억원으로 전년동기(4216억원)대비 40.8%나 증가했다. 같은기간 금융투자상품수익액도 1378억원에서 2505억원으로 81.8% 늘어났다.
본업인 보험업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보험료 수익 역시 5조6658억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9% 늘었다. 보험 손해율도 개선되는 추세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장기보험 손해율은 84.3%로 전년 동기 수치인 85.9%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85.8%로 5.1%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균형있게 투자하는 '김용범식 경영' 성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대한생명(현 한화생명)과 삼성화재 증권부,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등에서 채권운용을 담당했던 자산운용전문가다.
그는 취임 이후 임직원들의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강력한 경영혁신을 주도했다. 안정적인 채권과 성장성 펀드 투트랙 전략으로 수년간 계속되던 적자의 고리를 끊었고, 사업비 절감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이 초저금리에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는 보험사가 2~3%대 투자수익률만 올려도 매우 훌륭한데 5%대는 매우 고무적인 수준"이라며 "리스크 관리를 꾸준히 하면서도 고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면 같은 업계로서 매우 부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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