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사건을 변론했던 최유정 변호사(46)가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정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9시께 전주에서 최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최 변호사의 사무장인 권모씨도 증거인멸 혐의로 함께 체포됐다.
부장판사 출신의 최 변호사는 작년 10월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대표의 항소심 변론을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챙긴 의혹을 받았다.
정 대표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당초 최 변호사는 보석 등을 성사시켜주는 조건으로 50억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받았지만 일이 해결되지 않자 착수금조로 20억원만 챙겼다.
또 최 변호사는 항소심 구형량을 낮추기 위해 사법연수원 동기였던 서울중앙지검의 S 부장검사를 찾아가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 변호사의 거액 수임료에 관해서는 전관 변호사라는 이유와 더불어 재판을 위한 불법 로비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130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숨투자자문 실질 대표 송모씨의 사건에서도 20억원대의 수임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 변호사는 정식 선임계를 내지도 않은 채 송씨 재판을 맡은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선처'를 요구하는 '전화변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송씨에게 지난달 4일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송씨는 여러 차례의 투자 사기 전과가 있었는데, 최 변호사는 2013년에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에서도 변론에 참여했다. 최 변호사가 송씨의 법률사건을 대리하면서 챙긴 수임료가 5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이 같은 최 변호사의 사건 수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수임계를 내지 않고 '전화변론'을 했다는 단서가 있는 데다 정식으로 수임한 사건에서도 과도한 수임료를 챙긴 명목이 검사나 판사를 따로 만나 로비를 하겠다는 내용이라면 변호사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 3일 최 변호사의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할 당시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포맷돼 있고 수임 관련 자료가 폐기되는 등 증거가 인멸된 정황을 찾아내기도 했다.
권 사무장은 최 변호사의 묵인 내지 지시에 따라 이 같은 증거인멸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최 변호사를 상대로 사건 수임 과정 전반을 추궁하는 한편,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교도소에서 접견하면서 로비 관련 대화를 몰래 녹음해 뒀다는 녹취물의 행방에 대해서도 물어볼 예정이다.
검찰은 최 변호사의 혐의사실이 확정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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