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분사' 쉬워진다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앞으로는 자산운용사들이 자유롭게 분사해 여러 자회사를 거느릴 수 있게 된다. 

11일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산운용사 인가 정책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자산운용사가 분사하거나 다른 운용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골자로, '1그룹 1운용사' 원칙을 폐지하는 것이다.

현행 인가 정책에 따르면 주식, 부동산 등 투자 대상이 명확히 차이나야 예외적으로 한 그룹에서 복수의 자산운용사를 운영할 수 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자산운용사들은 액티브·패시브 펀드 전문 운용사, 대체투자 및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 등으로 특화된 자회사를 세울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 등 일부 대형사가 회사 분할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존 자산운용사들이 분사돼 여러 회사로 나뉘더라도 전산, 마케팅, 인사·총무, 상품 개발 등 업무에 대해선 모회사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업무 위탁에 관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금융위는 자산운용사의 대형화를 유도하기 위해 공모펀드 운용사 인가 요건을 완화한다.

현재 사모펀드 운용사가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운용사 경력 3년 이상, 펀드 수탁고 3000억원 이상인 조건을 운용사 최소 경력 1년 이상으로 낮췄다. 수탁고 기준은 3000억원으로 유지하되 일임 자산까지 합산해 인정해 주기로 했다.

또 당국은 증권·부동산·특별자산 투자를 모두 할 수 있는 종합자산운용사 진입 요건도 완화했다. 기존 펀드 수탁고 5조원 이상에서 일임 자산을 포함한 3조원으로 낮췄다.

안창국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인가 정책의 합리화로 특색 있고 역량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시장 진입을 늘릴 것"이라며 "1그룹 1운용사 원칙 완화를 통해 다양한 자산운용사 운영이 가능해지고, 자산운용사 간 인수·합병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