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가습기 살균제 위험성 방치 의혹…백재현 “2011년 인지한 산업부 직무유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11일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더민주 부산시당 여성위]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5년 전 이를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책임을 방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당국과 기업의 은폐 의혹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옥시레킷벤키저(옥시)는 2011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 조사를 의뢰했다. 이 연구원은 산업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의 유관기관이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당시 암수 실험용 쥐 각 10마리를 하루 6시간, 주 6일, 28일간 고농도(300㎍/㎥)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에 반복노출흡입 독성 시험을 한 결과, 수컷 4마리와 암컷 6마리 등 총 10마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농도(60㎍/㎥)와 고농도 실험에서 살아남은 실험용 쥐의 경우 모든 쥐에서 호흡수 증가 및 식욕부진 등이 발생했다.

중농도와 고농도 군에서 간의 변색과 폐의 변색, 부종에 의한 폐비대가, 고농도 군에선 비장, 신장, 부신 등 기타 장기에서 위축 등이 각각 발견됐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2012년 7월 작성한 최종 보고서에서 “고농도 군의 동물에서 폐의 기능 부전으로 인한 전신성 반응인 허혈이 발생, 산소 공급의 장애로 인한 전반적인 장기의 위축과 간세포 괴사와 생식세포의 괴사 등이 2차적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28일 동안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의 반복흡입 독성 시험 결과 표적 장기(화학물질의 독성이 나타나는 장기)는 암수 모두 호흡기계(비강·폐)로 사료된다”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연구원이 밝혀낸 조사결과를 토대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면 피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지만, 산업부와 기술표준원은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확보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며 “이는 관련 부처 중 하나인 산업부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