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왕 "중국관리 무례"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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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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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P "아직도 대영제국 시대 우월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비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오른쪽)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90세 생일축하 가든파티에서 루시 도로시 경찰청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지난해 가을 시진핑 국가주석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관리들의 태도가 매우 무례했다고 말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의 영상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언론들에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중국 관리들 무례" 이례적인 정치 발언
 
엘리자베스는 여왕은 10일 런던 버킹엄 궁에서 열린 자신의 90세 생일축하 가든파티 중 루시 도로시 경찰청장과 시진핑 국빈방문 당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당시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태도가 매우 무례했다고 말했다고 BBC 등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여왕의 이 같은 발언은 BBC의 왕실담당 카메라기자가 촬영한 동영상에 대화가 그대로 녹음되면서 알려졌다. 
이 영상에서 도시 경찰청장은 가든파티에 참석한 여왕에게 "시 주석 국민방문 당시 보안 담당자였다"고 자신을 소개했고, 여왕은 "운이 나빴었다(Bad luck)"라며 그를 위로했다. 여왕은 이어 “중국 방문단이 바버라 우드워드 중국 주재 영국 대사에 무례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도로시 청장은 여왕에게 "시 주석의 방문은 나 역시도 시험에 들게 한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도로시 청장에 따르면 당시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미리 정해져 있던 일정을 소화하던 중 갑자기 그만두겠다고 말하고는 그와 우드워드 중국 주재 대사를 그냥 놔두고 가버리기까지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여왕은 "정말 대단하다"며 맞장구쳤고, 도로시 경찰청장도 "방문단은 매우 무례하고 외교적으로 예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 "양국간 황금시대 빛바래"…"대영제국 우월감 여전" 비난 일어 

가디언은 지난해 양국 정상들이 선언했던 황금시대가 여왕의 비난으로 빛이 바랬다며, 여왕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 공개가 양국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19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 바 있다. 중국 주재 영국 대사관과 중국 정부는 여왕의 비난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같은 발언은 오히려 중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로 지적되면서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포린폴리시(FP)는 11일 영국이 '아직도 식민시대 우월감에 빠져있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또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가 나이지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의 심각한 부패상을 '환상적'이라고 지적한 것 역시 수십년전에 사라진 대영제국의 우월감에 기반하고 있다고 FP는 지적했다.

FP는 또 영국의 제국주의 정책 때문에 수많은 나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19세기 중반부터 나이지리아를 식민지화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북부의 무슬림과 남부의 기독교를 비롯, 400여 개의 다른 부족들을 무리하게 한 나라로 통합하면서 이후 나이지리아는 심각한 혼란에 직면해야 했다. 

아프가니스탄 역시 영국의 식민주의로 영토가 인접 인도 등에 분할, 합병되면서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근본주의의 온상이 되면서 피폐해졌다. 뿐만아니라 지난 18세기와 19세기 영국은 자국의 아편 유입을 막으려는 중국에 맞서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이라고 불리는 아편전쟁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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