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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럽다" 與 비대위-혁신위 투트랙에 비난 잇따라…정진석 "땜질식 처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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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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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인 총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이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각각 꾸려 투트랙으로 운영키로 하면서 당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 수렴을 내건 정진석 원내대표의 방식이 결국은 수적으로 우세한 '친박(친박근혜)'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쇄신'과 '소통'을 얘기하고 있으나 애초 친박의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오전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티타임을 통해 "비대위-혁신위 병진노선 투트랙으로 가자는 게 70% 이상이었다"면서 "혁신위는 땜질식 미봉책이 아니고 새누리당을 재창조하겠다는, 나아가 정권 재창출의 출발선으로서의 혁신위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이 위기를 돌파하고 전폭적으로 쇄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대위를 형식적으로 만들었다는 비난이 나온 데 대한 해명이다.

새누리당은 혁신위에 전권을 넘긴다고 했으나 그것이 얼마나 보장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내놓았던 혁신안들이 결국 무용지물이 된 사례만 봐도 우려가 높다.

사실상 비대위와 혁신위를 별도로 둠으로써, 내부 인물들의 총선참패 책임론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혁신위는 위원장부터 외부 인사를 영입해 당의 변화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총선 참패의 원인 진단부터 혁신안 마련까지 맡긴다는 얘기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 한 달 가량 비대위 성격이나 위원장 인선 문제로 시간을 허비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지난 10일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이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새롭게 태어나겠다 하는 각오를 보이는 게 너무 없다"면서 "나는 그게 제일 안타깝다, 다들 무력증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지난 2004년, '차떼기' 대선자금 오명과 탄핵 정국으로 궁지에 몰렸던 당을 부활시켰던 당시 박근혜 대표의 천막당사 '정신'이 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것은, 정면으로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는 요구다. 

정 원내대표는 독단적 결정을 지양하고 '총의'를 모으겠다고 당선 직후부터 꾸준히 말해왔다. 설문조사를 돌린 것도 '소통'을 실행하겠다는 표현이다. 그러나 설문조사의 항목은 비대위 형식과 전당대회 시기가 정해져 있는 형태로 선택의 폭을 제한해다. 기타 의견란이 그나마 자유롭게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설문지 아래에는 당선인 이름을 기명하게 돼 있었다. '민주적 방식'을 토대로 했지만 수적으로 우세한 '친박'들이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서 두세 달이라도 고통이 따르는 변화를 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빨리 얻어올 수 있다고 보이는데 그런 점에서 다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혁신위가 형식, 시늉에 그친다면 정말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면서 "차선책으로라도 혁신위를 만들었으면 전권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세부적 방안을 마련해서 지도부가 이를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위가 용두사미가 된다면 '정말 망하는 길'이라고도 말했다. 

'새누리당 혁신모임'에도 참여했었던 비박계 김영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따로 혁신위가 구성된다는 것은 당의 혁신을 최우선 과제가 아닌 부착적인 것으로 여긴다는 것에 다름아니다"라며 "혁신 비대위가 당의 체질과 운영체계를 바꾸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계파이기주의와 공천추태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가벼이 여겨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지금 이대로의 평온함과 안락함이 지속된다면 나중에는 손도 못써보고 가라앉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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