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합병을 강행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금호석유화학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김성채 대표이사 사장 명의로 금호터미널에 금호기업과의 합병 중단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지분을 금호기업에 매각했다. 이어 금호터미널을 존속법인으로, 금호기업을 소멸법인으로 하는 합병을 결정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터미널에 다시 보낸 합병 중단 요구 공문에서 금호기업과의 합병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로서 347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차입금을 부담하고 있다"면서 "더구나 이번 금호터미널 지분 인수를 위해 단기 차입금 2800억원을 조달해 앞으로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이 627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호터미널은 현재 30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이 이뤄지면 금호터미널은 이 같은 보유 현금은 물론 매년 100억원 가량 발생하는 영업이익을 모두 금호기업의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금호터미널과 같은 우량 회사가 SPC의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을 위해 합병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의 일관된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터미널이 합병을 계속 진행할 경우 이사진은 물론이고 합병을 계획하고 주도한 인물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죄를 포함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공문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금호터미널 지분을 매각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번 지분매각 및 합병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계열분리 이후 수면 아래 가라 앉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금호석유화학그룹 박찬구 회장 간 갈등이 이번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및 합병 건으로 다시 확대될 것이라는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양측은 지난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등을 돌렸다. 이후 지난해 말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지배하는 8개 계열사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같은 그룹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완전히 갈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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