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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1월 6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테마전 '상주 북장사 괘불(사진) - 소원을 들어주는 부처'를 개최한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괘불(掛佛·걸개를 마련하여 매단 부처)은 평소에 좀처럼 구경하기 힘들다. 특별한 법회나 의식을 치를 때 걸어두는 괘도이기도 하거니와, 그 크기가 상당해 웬만한 사찰 아니고는 소장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괘불을 다채로운 불화(佛畵)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오는 11월 6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테마전 '상주 북장사 괘불 – 소원을 들어주는 부처'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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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보살도'(1730)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보물 제1278호인 '북장사 괘불'은 높이 13.3m로 지금까지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시한 괘불 중에서 가장 크다. 석가모니불의 영취산 설법이 그려진 이 괘불에는 광배(光背·불상의 머리나 몸체 뒤쪽에 있는 원형의 장식물)를 뒤에 두고 서있는 부처가 압도적인 규모로 배치돼 있다.
보통 법회를 주관하는 석가모니불은 대좌 위에 앉은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비해, 북장사 괘불에서는 서있는 부처로 표현됐다. 야외 법회 목적의 괘불특성에 맞게 긴 화면에 입상(立像)의 형태로 부처를 그린 것이다. 유경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러한 변화는 북장사 괘불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경상북도 지역의 영산회(靈山會) 괘불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 괘불은 1688년 불교 신도들과 승려들 165명의 시주와 후원으로 제작됐다. 상주지역 읍지(邑誌)인 '상산지'에 따르면 북장사 괘불은 영산재, 수륙재 등의 불교의식을 거행할 때 주로 걸렸지만, 극심한 가뭄이 닥친 상주지역에 비를 청하는 기우제에서도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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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나한도'(1236)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불교회화실에는 괘불 이외에도 자비를 베풀고 재난을 구제하는 관음보살 불화, 하루빨리 아들을 얻기 바라는 '독성도',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신중도' 등 옛 사람들의 다양한 염원이 담긴 불화들이 전시된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구입한 보물 제1204호 '관음보살도'(1730)가 일반에 첫선을 보이며, 보물 제1882-2호와 1883호로 새롭게 지정된 고려시대 나한도 7점도 관람객을 맞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인간의 고민과 간절한 소원이 담긴 불화 속 이야기가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감동과 교훈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는 8월 24일엔 일반인 대상의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문의 02-2077-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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