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희생요구 금융당국…반발하는 금융노조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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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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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노조]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성과주의 확대를 두고 금융당국과 금융노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공기업을 중심으로 성과연봉제 적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게 금융노조의 주장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 금융공기업지부는 지난 14일 합동대의원대회를 개최, 성과연봉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대의원대회에는 9개 금융공기업지부 대의원들을 비롯해 나머지 26개 지부 전체 상임간부 및 일부 대의원 등 총 2000여명이 집결했다.

이날 대회에서 김문호 위원장을 비롯해 금융공기업지부 위원장들은 삭발투쟁을 벌였다. 성과주의는 곧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를 합법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금융노조가 이 같이 성과연봉제 저지에 주력하는 것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압박한 데 이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직접 나섰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앞서 브리핑을 통해 "임금총액이 감소하지 않고 다수가 수혜대상인 점을 고려할 때, 노조나 근로자들이 무조건 반대해서 논의를 거부하면 동의권 남용으로 판례에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부서장에게 성과연봉제 동의서 작성을 강요받고 있는 한 은행 직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과정에서 사측의 강압은 물론 불법행위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성과제를 두고 금융당국과 노조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오는 6월 18일 5만명의 금융노동자들이 참여하는 공공·금융노동자대회에 이어 9월 중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사측도 상황이 곤란한 것은 마찬가지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선제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인센티브 등을 부여받을 수 있지만 노조와의 대화가 합의점을 찾기는 커녕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사측과 노조측 모두 성과연봉제 관련 설명을 마치고 투표도 마무리한 상황이지만 노조 측의 입장이 워낙 강경하다"며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의 중심에 서 있어 더욱 곤란한 상황이다. 당국은 기업 구조조정 여력을 마련하기 위해 이들 은행에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내부에서는 이들 은행이 마련하는 자구책에 인력 구조조정이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지섭 금융노조 부장은 "국책은행의 경우 조선·해운업의 부실 문제가 성과주의 도입의 당위 근거로 둔갑해가는 상황이 벌여지고 있다"며 "관치금융과 성과주의가 만났을 때 초래되는 최악의 실패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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